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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생명과학 경쟁과 협력의 현황
“미중 생명과학 경쟁과 협력의 현황” “An Overview of U.S.-China Life Sciences Competition and Cooperation” 저자 Brendan Kelly 외 발행기관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The Asia Society Policy Institute) 발행일 2026년 6월 11일 출처 바로가기 생명공학, 제약, 의료기기 등 생명과학 분야는 2026년 들어 반도체에 이어 미중 전략경쟁의 새로운 핵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분야는 국가안보, 공급망 안정성, 산업경쟁력, 기술패권, 시장접근, 데이터 거버넌스 등 미중 경제관계의 주요 쟁점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의 융합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생명과학은 단순한 산업 분야를 넘어 국가안보와 경제안보가 교차하는 전략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생명공학 분야의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5년에는 첨단 바이오 장비에 대한 수출통제를 시행하였고, 같은 해 제정된 BIOSECURE법을 통해 미국 제약기업의 중국 위탁연구개발・생산기업(CRO・CDMO)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미국 임상시험 및 유전체 데이터의 중국 이전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였다. 미국 정책당국은 생명공학을 반도체와 유사한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대중 투자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생명과학 분야는 반도체와 달리 완전한 탈동조화가 쉽지 않다. 미국은 의약품 원료와 핵심 출발물질(KSM) 공급에서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 미국에서 승인된 의약품 원료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산 핵심 원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원료는 사실상 중국이 유일한 공급자이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임상시험과 위탁생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공급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기술력 향상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바이오기업들은 최근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으며, 다국적 제약기업들은 중국에서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미국보다 첨단 연구장비 접근성에서 제약을 받고 있지만, 풍부한 인재와 빠른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능력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생명과학 분야는 지식과 인재의 이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반도체처럼 기술봉쇄만으로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강조된다. 인재 측면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매년 미국보다 훨씬 많은 이공계 박사를 배출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중국 연구협력 제한과 비자 규제 강화는 오히려 중국으로의 인재 회귀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중국 내 연구역량과 인재 활용을 위해 현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중국 시장은 미국 생명과학 기업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공간이다. 많은 다국적 제약・의료기기 기업이 중국에서 상당한 수익을 얻고 있으며,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여러 문제가 존재한다. 중국 정부는 조달정책, 표준, 인허가, 데이터 규제 등을 활용하여 자국 기업을 우대하고 있으며, 의료기기와 의약품 분야에서 국산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공공조달 과정에서 외국 기업에 불리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으며, 특허 보호와 데이터 이전 규제 역시 외국 기업의 주요 불만 사항으로 지적된다. 보고서는 중국의 낮은 의료지출도 중요한 구조적 문제로 지적한다. 중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의료지출 비중이 여전히 낮으며, 이는 외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 기업의 성장에도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 정부가 내수 확대와 소비 진작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의료서비스 지출 확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며, 그 결과 중국 기업들 역시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생명과학 분야는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심화되는 대표적인 미중 관계 영역이다. 미국은 공급망 위험을 줄이고 기술우위를 유지하려 하지만 중국의 혁신역량과 시장 규모를 무시할 수 없다. 반대로 중국 역시 글로벌 기술과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단순한 봉쇄나 탈동조화보다는 공급망 위험을 관리하는 디리스킹과 과학・상업 협력을 병행하는 균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미국과 동맹국들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 규제 개선, 공급망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중국과의 상호의존이 초래하는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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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상하는 ‘체적국가(Volumetric State)’
“중국의 부상하는 ‘체적국가(Volumetric State)’” “China’s Emergence as a Volumetric State” 저자 Nadine Godehardt and Zhang Xin 발행기관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 Germa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and Security Affairs) 발행일 2026년 6월 12일 출처 바로가기 이 보고서는 중국의 제15차 5개년 규획(2026~2030)을 단순한 경제발전 계획이 아니라, 중국이 ‘체적국가(volumetric state)’로 전환하는 과정의 핵심 문서로 해석한다. 저자들은 최근 중국이 영토를 단순한 2차원적 국경 공간이 아니라 대기권, 심해, 극지, 지하공간, 우주, 사이버공간, 데이터 공간 등 입체적 공간으로 확장하여 통치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이 미래 기술과 산업, 안보, 국제질서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체적국가는 새로운 공간을 단순히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치 가능한 대상으로 전환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위성・센서・원격탐사・통신망・데이터센터・AI・디지털 트윈과 같은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법률・표준・산업정책・안보정책을 통합적으로 결합한다. 국가 역량의 핵심은 특정 기술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다양한 정책 영역을 하나의 생태계로 조직하고 통합하는 능력에 있다. 중국에서는 ‘체적국가’라는 용어 자체를 사용하지 않지만, 2015년 이후 발표된 각종 정책문건에서 이러한 전략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신영역’, ‘신전략공간’, ‘신변강(新疆域)’과 같은 개념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중국은 심해, 극지, 우주, 사이버공간, AI 등을 새로운 전략공간으로 규정하며 국가발전과 안보의 핵심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시진핑은 2017년 제네바 유엔본부 연설에서 심해・극지・우주・인터넷을 인류 협력의 새로운 공간으로 언급했으며, 최근에는 AI와 디지털 공간도 글로벌 거버넌스의 새로운 영역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데이터를 전략자산으로 규정하고 데이터 통제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2015년 빅데이터 발전계획을 시작으로 데이터안전법, 수출통제법, 네트워크 데이터안전규정 등을 통해 데이터 흐름에 대한 국가 통제력을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AI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디지털 중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AI 체계는 중국 체적국가의 핵심 인프라로 기능한다. 또 다른 특징은 공간적 통제력의 강화이다. 중국은 베이더우(北斗) 위성항법체계를 기반으로 실시간 위치정보, 3차원 지도,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공간에 대한 정밀한 관리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핵심광물, 에너지, 물류망 등의 전략비축과 공급망 통제정책도 결합되고 있다. 나아가 수출통제법과 역외제재 대응법 등을 통해 자국 법규의 적용 범위를 해외까지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제15차 5개년 규획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규획은 사이버공간, 데이터, AI, 생명공학, 생태환경, 원자력, 우주, 심해, 극지, 저고도 공역을 국가안보 역량 강화의 핵심 영역으로 제시한다. 또한 차세대 정보기술, 신에너지, 신소재, 바이오의약, 로봇, 항공우주를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육성하고, 양자기술, 수소에너지, 핵융합,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체화형 AI, 6G 등을 미래산업으로 규정하였다. 특히 보고서는 ‘AI+’ 전략에 주목한다. 중국은 과학기술, 산업, 소비, 복지, 행정, 국제협력 등 거의 모든 분야에 AI를 결합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산업정책이 아니라 국가 전체를 하나의 디지털 생태계로 통합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또한 규획 전반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통주(统筹)’ 개념은 경제・안보・기술・산업・사회정책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중국식 국가운영 방식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제15차 5개년 규획이 과거와 달리 국제질서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점에도 주목한다. 제14차 규획이 ‘중요한 전략적 기회의 시기’를 강조했다면, 제15차 규획은 미중 경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전제로 위험과 안보를 강조한다. 이에 따라 발전과 개방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안보와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 운영의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결국 저자들은 중국이 단순한 제조대국이나 기술강국을 넘어, 기술・산업・데이터・법률・인프라・안보를 통합적으로 결합하는 ‘체적국가’로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중국의 발전전략이 개별 산업 육성이나 경제성장 차원을 넘어 심해, 우주, 데이터, AI와 같은 새로운 공간을 국가 권력의 영역으로 편입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향후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영토국가 개념만이 아니라 이러한 입체적 공간과 생태계 구축 전략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결론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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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지털 위안화: 정책 전환과 향후 주목점
“중국 디지털 위안화: 정책 전환과 향후 주목점” “中国における CBDC(デジタル人民元)-政策の転換と今後の注目点” 저자 桂田 健吾 발행기관 일본종합연구소(The Japan Research Institute) 발행일 2026년 6월 15일 출처 바로가기 2026년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e-CNY)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였다. 기존에는 현금을 디지털화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규정했지만, 2026년 1월부터는 ‘디지털 현금’이 아니라 ‘디지털 예금’으로 전환하였다. 이는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라 중국의 디지털 통화 전략 자체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2020년부터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다. 당초 디지털 위안화는 중앙은행의 부채로 설계되었으며 현금(M0)을 대체하는 소매결제 수단을 목표로 했다. 개인들은 모바일 지갑을 통해 송금・결제・공과금 납부・세금 납부 등에 사용할 수 있었고, 중국 정부는 금융포용 확대, 결제시스템 안정성 강화, 민간 플랫폼 의존도 완화 등을 주요 목표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실제 보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사실상 표준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플랫폼은 단순 결제를 넘어 쇼핑, 메신저, 생활서비스가 결합된 슈퍼앱으로 발전했는데, 디지털 위안화는 이용자 입장에서 추가적인 편익이 크지 않았다. 금융기관 역시 적극적으로 보급할 유인이 부족했다. 디지털 위안화를 취급하려면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방지(CFT) 의무를 부담해야 했지만 수수료 수입이나 신용창출 기능은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누적 거래액은 증가했지만 전체 전자결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은 2026년 세 가지 중요한 변화를 도입했다. 첫째, 디지털 위안화를 현금이 아닌 예금으로 재정의하였다. 둘째, 준비금 제도에 편입하여 상업은행이 이를 기반으로 신용창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예금과 마찬가지로 이자를 지급하도록 허용하였다. 이에 따라 디지털 위안화는 중앙은행 부채가 아니라 상업은행 부채로 간주되며 예금보험 적용 대상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는 기존 CBDC보다는 토큰화 예금(tokenized deposit)에 가까운 성격을 갖게 되었다. 중국 내에서는 이번 변화가 소매결제보다 기업 간 거래와 국제결제를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스마트계약 기능을 활용하면 공급망 금융, 기업 간 지급결제, 무역금융 등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mBridge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통화를 활용한 국경간 결제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중국, 홍콩, 태국,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참여하는 플랫폼으로, 기존 SWIFT 중심 국제결제망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성격을 갖는다. 해외 싱크탱크들도 이번 조치를 주목하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와 애틀랜틱카운슬은 디지털 위안화가 사실상 토큰화 예금으로 전환되었다고 평가한다. 동시에 중국이 달러 중심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제재 상황에서도 위안화 결제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려는 장기 전략의 일부로 해석한다. 다만 디지털 위안화가 단기간에 달러의 국제적 지위를 대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특정 국가・특정 거래 분야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보고서는 향후 두 가지를 핵심 관전 포인트로 제시한다. 첫째, 디지털 위안화가 토큰화 예금과 스테이블코인 사이에서 어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국 내 결제수단으로 정착할 수 있는가이다. 둘째, mBridge와 결합하여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는 실질적 수단이 될 수 있는가이다. 결국 이번 정책 전환은 디지털 위안화를 단순한 전자현금 실험에서 금융인프라와 국제통화 전략의 도구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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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혁신전략에서 중국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기업의 혁신전략에서 중국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Where Does China Fit in Your Company’s Innovation Strategy?” 저자 Jing Qian and Lizzi C. Lee 발행기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발행일 2026년 6월 10일 출처 바로가기 오랫동안 다국적기업들은 중국을 거대한 소비시장 또는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해 왔다. 이에 따라 중국 사업은 주로 판매, 현지화,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었고 핵심 연구개발과 혁신은 본국이나 선진국 거점에 유지되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시장 경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속에서도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중국을 떠나지 않고 있다. 대신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고 있다. 중국이 더 이상 단순한 판매시장이 아니라 혁신 역량을 빠르게 시험하고 발전시키는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혁신체계의 하위 단계가 아니라 상위 단계에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글로벌 본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중국 시장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주된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중국에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축적된 경험과 학습효과는 특정 제품보다 혁신 역량과 문제해결 능력의 형태로 글로벌 조직 전체에 이전된다. 즉 중국은 수익 창출의 공간이라기보다 혁신을 가속화하는 플랫폼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이 가진 세 가지 특징에서 비롯된다. 첫째는 정책 환경이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분야에 대해 규제와 인허가 절차를 빠르게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생명공학과 제약산업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임상시험, 시제품 검증, 제품 승인 등의 과정이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되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연구개발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 판단과 자원 배분 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둘째는 연구개발과 생산이 결합된 산업생태계이다. 많은 선진국에서는 연구개발, 설계, 제조, 공급망이 서로 다른 지역과 조직에 분산되어 있지만 중국은 이들 기능이 밀집된 형태로 존재한다. 연구진과 생산현장, 부품 공급업체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면서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신속하게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장비 등 복합기술 분야에서 특히 강점을 보인다. 중국의 대규모 제조기반은 연구개발 결과를 빠르게 생산현장에 적용하고 다시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는 풍부한 기술인력이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규모 공학 인력을 양성해 왔으며, 이들은 연구개발과 생산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경쟁력이 단순히 소수의 최고 인재가 아니라 대규모 숙련 기술자와 엔지니어 집단에서 나온다고 평가한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 쑤저우, 우시 등 주요 혁신 클러스터에서는 대학, 연구소, 제조기업, 공급업체가 밀집해 있으며 이러한 환경이 기술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다국적기업이 중국 내 연구개발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은 중국을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의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제조업 기업들은 중국의 산업생태계를 활용해 신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자동차, 배터리, 산업자동화 분야에서도 중국에서 축적된 경험이 글로벌 제품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중국에서 검증된 기술과 운영방식을 다른 시장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무조건적인 중국 의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성공적인 기업들이 중국을 글로벌 혁신체계의 하나의 노드로 활용할 뿐 모든 기능을 집중시키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핵심 기술과 지식재산권은 본사 차원에서 관리하고, 중국에서 얻은 경험과 학습효과만을 글로벌 조직으로 이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해 동남아시아, 유럽, 북미 등 다른 지역에도 연구개발과 생산거점을 병행 구축하고 있다. 결국 보고서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한 질문이 중국에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가 아니라고 본다. 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을 글로벌 혁신체계 속에서 어떤 역할로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 중국은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장은 아니지만, 여전히 기술 개발과 제품 혁신, 산업 학습을 가속화할 수 있는 독특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을 시장이 아니라 혁신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면서 새로운 경쟁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