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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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양자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
■ 연구 개요❍ 양자과학기술에 대한 국내외 산업적, 정책적 여건을 파악하고 양자산업이 인천시의 전략산업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함
2025. 02. 01. ~ 2025. 0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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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인천공공투자관리센터 연차보고서
■ 연구 개요❍ 2024년 인천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수행한 타당성 검토 및 연구과제 수행 등의 업무 성과를 분석하고, 검토 사례를 요약 정리하여 인천시 및 군구 예산부서와 사업부서에서 투자심사 준비 및 대응을 위해 참고할 수 있도록 제공
2025. 03. 01. ~ 2025. 0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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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지역(원도심) 도시공원 명칭 변경
■ 연구 개요○ 검단 지역의 공원 중 도시개발사업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공원이 많아, 지역의 특성 또는 공원의 특징을 반영한 공원명 제정이 필요○ 이에, 검단 지역의 공원명 현황 파악 하는 한편, 공원명 제정 관련 법・제도와 사례 검토를 통해, 공원 이름 제정 원칙을 제시하고 공원명을 제시하고자 함.
2024. 12. 09. ~ 2025. 0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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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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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선-수인선 직결운행의 필요성과 기대효과
■ 연구 개요 ○ 인천광역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시민 편익 증진을 위해 핵심 철도망인 경인선과 수인선의 운영 효율성 제고가 필수적이나, 현재 두 노선은 단절되어 도시 발전 잠재력 저해 및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음 ○ 경인선 급행열차의 인천역 미운행은 인천역 중심 구도심의 접근성을 저하해 제물포 르네상스 개발 지연, 지역 낙후 심화, 관광객의 대중교통 이용 기피 및 주차난 가중 등 연쇄적인 문제를 초래함 ○ 본 정책 제안은 경인선과 수인선의 직결 운행을 통해 인천시의 철도 네트워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한 토대 마련 및 시민 교통 편익 증진을 목표로 하며. 이는 단순한 교통 문제해결을 넘어 인천의 미래 발전 전략과 연계된 핵심 인프라 구축 과제임
2025. 0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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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복합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인천시 대응 방향
■ 연구 개요 ○ 2025년 2월 정부는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새로운 복합개발사업 모델로서 「도심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이를 통해 도시경쟁력 강화와 주거안정을 동시에 도모하고자 함 ○ 새로운 법제 기반의 복합개발사업 도입에 따라, 인천시는 지역 여건에 맞는 실행 전략을 수립하고자 하며, 기존 사례를 통해 시행착오와 역량을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 대응 및 실행체계를 강화하고자 함
2025. 06.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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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2025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최의 경제적 효과 분석
■ 연구 개요 ○ 인천시는 2023년 재외동포청 인천 개청과 함께 한인 비즈니스 허브 구축을 위한 다양한 경제 행사를 적극 추진해 왔으며, 그 결과 2025년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최지로 선정됨 ○ 2025년 인천에서 개최되는 본 행사는 (사)세계한인무역협회가 주최하고 KOTRA가 후원하는 가장 큰 재외동포 무역인 네트워크 행사로서, 지역 기업의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 본 보고서는 행사 개최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여 필요성을 확인하고, 행사에 대한 대내외 관심도 제고에 기여하고자 함
2025.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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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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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경제 2025년 6월호
Ⅰ. 지역경제 주요 품목의 양호한 실적에도, 글로벌 무역 분쟁에 따른 일부 품목 수출 감소, 건설투자 부진 심화와 고용시장 약화 등 요인으로 경기 개선세 둔화 (기업경기) 인천 제조업 지수의 약세와 기업 심리가 부진함에 따라 경기 전반의 회복세 지연 (투 자) 반도체, 운송장비 투자 확대로 설비투자는 증가했으나, 여타 부문 및 건설투자 부진 심화 (수 출 입) 반도체 실적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세 인상의 영향으로 전체 수출 구조 악화 (기업금융) 예금은행 중심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출 증가로 전체 기업대출 규모 확대 (고 용) 고용률은 안정적이나, 실업률 상승과 일용근로자 감소 폭 확대로 고용시장 안정성 저하 Ⅱ. 시민경제 인천 소비지수 상승과 소비심리 개선 등 일부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확대, 소비시장과 주택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경기 전반의 회복세 미약 (소 비) 인천의 소비지수와 소비심리가 개선되었으나, 소비시장 회복세는 여전히 미약한 흐름 (물 가) 농산물 가격과 유가 하락으로 인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국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 (가계금융)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 지속에 따른 가계대출 잔액 확대, 가계대출 연체율은 소폭 상승 (소상공인) 수도권 소상공인·전통시장 BSI의 전반적인 상승세로 수도권 내 체감경기 소폭 완화 (부 동 산) 매매·전세 가격지수 상승세가 약화 및 주택거래량 감소 등 주택경기 부진 지속
2025. 0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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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6호 2025년 국내 중간 경제전망 및 인천경제 현황
인천 경제산업 Issue & Trend 제25-6호 (2025.06.27) Ⅰ. 이 슈 (경제) 2025년 국내 중간 경제전망 및 인천경제 현황 Ⅱ. 주요 산업 현황 (제조) 반도체산업 시장 동향 (부록) 주요 산업 수출입지표 Ⅲ. 국내 정책동향 (경제) 산업통상자원부, 취약계층 에너지바우처 신청 접수 시작 (경제) 민간 앱(App)을 통한 공공서비스 접근성 및 편의성 향상 (금융) 환경부·금융위, 녹색금융 전문인력 양성교육 추진 (금융) 금융위, 보험 판매수수료 관련 지급 방식 개편 및 정보 공시 추진 (산업) 전통시장 및 상점가의 성장 지원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안 의결 (산업) 산업부, ‘인공지능 전환(AX) 실증산단 구축사업’ 수행기관 공모 실시 (주거) 6월 4일부터 비아파트 대상 ‘6년 단기등록임대제’ 시행 (주거) 19일부터 매입임대주택·든든전세주택 추가 입주자 모집 공고 시행
2025. 0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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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종합지수 2025년 6월호
- 인천광역시 선행종합지수 ∙ 선행종합지수는 신규구직자수, 재고순환지표, 금융기관유동성 등의 지표처럼 실제 경기 순환에 앞서 변동하는 개별지표를 가공·종합하여 만든 지수로 향후 경기변동의 단기 예측에 이용 ∙ 순환변동치는 추세, 순환요인 변동치에서 추세요인을 제거한 순환변동요인에 따른 경기 변동치를 의미하며 경기국면 및 전환점 분석에 사용 ⎔ 4월 선행종합지수는 102.0로 전월대비 0.5% 증가⎔ 4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1.8로 전월대비 0.4p 증가 1) 신규 구직자수⎔ 4월 신규구직자 수는 25,780명으로 전월대비 6,167명(19.30%) 감소, 전년동월대비 1,484명(6.11%)이 증가 2) 재고순환지표 (월 단위로 추출된 생산자제품출하지수와 생산자제품재고지수의 각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의 차이)⎔ 4월 재고순환지표는 –30.1%p로 전월대비 6.1%p 증가, 전년동월대비 56.4%p 감소 3) 자동차등록대수비율 (등록자동차(승용차, 승합자동차, 화물자동차, 특수자동차, 이륜자동차)의 등록 현황)⎔ 4월 자동차등록대수비율은 6.64%로 전월과 동일, 전년동월대비 0.02%p 감소 4) 건축허가면적 (건설(건축, 토목) 부문 중 민간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축 부문의 건설투자 선행지표)⎔ 4월 건축허가면적은 1,589,845㎡로 전월대비 1,197,108㎡(304.81%) 증가, 전년동월대비 792,333㎡(99.35%) 증가 5) 수출입물가비율(전국) (수출 및 수입 상품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통계로 수출입 상품의 가격변동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수출입상품의 원가변동을 측정하는데 이용)⎔ 4월 수출입물가비율은 94.8%로 전월대비 0.6%p 증가, 전년동월대비 2.4%p 증가 6) 금융기관유동성 (광의통화(M2)에 예금취급기관의 만기 2년 이상 정기예·적금, 금융채, 금전신탁 등과 생명보험회사의 보험계약준비금, 증권금융회사의 예수금 등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상품까지 포함)⎔ 4월 금융기관유동성은 4.796.4조 원으로 전월대비 13.1조 원(0.27%) 증가, 전년동월대비 255.7조 원(5.63%) 증가 7) 장단기금리차 (국고채(3년)와 CD유통수익률(91일)의 차이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시장 참가자들의 향후 경기(금리)전망, 금융불안 등에 따른 기간프리미엄의 변화 등의 영향을 받으며, 향후 경기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를 나타냄)⎔ 4월 장단기금리차는 –0.35%p로 전월대비 0.10%p 감소, 전년동월대비 0.21%p 감소 - 인천광역시 동행종합지수 ∙ 동행종합지수는 산업생산지수, 전력사용량, 소매판매액지수 등과 같이 실제 경기순환과 함께 변동하는 개별지표를 가공·종합하여 만든 지수로 현재 경기상황의 판단에 이용 ∙ 순환변동치는 동행종합지수에서 경제성장에 따른 자연추세분을 제거하고 경기 순환만을 보는 지표로 현재의 경기가 어떤 국면에 있는지를 나타냄 ⎔ 4월 동행종합지수는 114.7로 전월대비 0.3% 증가⎔ 4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8로 전월대비 0.1p 증가 1) 비농가취업자수 (전체 취업자 중에서 농업, 임업 및 어업과 건설업을 제외한 취업자수로 경제활동(취업, 실업, 노동력 등) 특성을 조사함으로써 거시경제 분석과 인력자원의 개발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 4월 비농가취업자수는 158만 5천 명으로 전월대비 6천 명(0.38%) 증가, 전년동월대비 4만 1천 명(2.66%)이 증가 2) 산업생산지수 (광업, 제조업 및 각 사업(전기, 가스, 증기 및 수도)에 대하여 계절조정이 된 총생산지수로 경기동향 판단과 국내총생산(GDP) 추계 및 설비투자계획 수립에 활용)⎔ 4월 산업생산지수는 140.6로 전월대비 13.0(8.46%) 감소, 전년동월대비 1.2(0.86%) 증가 3) 컨테이너처리량 (인천항을 이용하는 화물(우편물 포함)의 수송현황으로 여객선을 이용하는 여객의 수하물은 제외)⎔ 4월 인천항의 컨테이너처리량은 308,354TEU로 전월대비 24,221TEU(8.52%) 증가, 전년동월대비 5,759TEU(1.83%) 감소 4) 전력사용량 (가정용, 공공용, 농림어업, 광업 및 제조업에서 사용한 총전력량을 월 단위로 집계한 것)⎔ 4월 전력사용량은 1,975,314MWh로 전월대비 145,865MWh(6.88%) 감소, 전년동월대비 10,584MWh(0.54%) 증가 5)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 (대형소매점의 월간 매출액을 기준액(기준년도의 월평균 매출액)으로 나누어 작성한 경상지수를 디플레이터로 나누어 작성한 지수)⎔ 4월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102.7으로 전월대비 11.6(10.15%) 감소, 전년동월대비 0.5(0.48%) 감소 6)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임대주택을 제외한 거래 가능한 재고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을 기준시점 대비 현재시점의 가격비로 환산한 값.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하여 주택시장의 평균적인 가격변화를 측정하고, 주택시장 판단 지표 또는 주택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 4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7.9로 전월대비 0.1(0.07%) 감소, 전년동월대비 1.1(1.00%) 증가 7) 수출액 (무역통계 수출입신고서를 기준으로 작성된 수출액을 2010년을 기준으로 평가된 수출물가지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여 나타낸 실질수출액)⎔ 4월 수출액은 47억 6천 2백만 불로 전월대비 3억 2천 9백만 불(7.41%) 증가, 전년동월대비 5억 3백만 불(11.80%) 증가 8) 수입액 (무역통계 수출입신고서를 기준으로 작성된 수입액을 2010년을 기준으로 평가된 수입물가지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여 나타낸 실질수입액)⎔ 4월 수입액은 44억 4천 6백만 불로 전월대비 5억 1천 2백만 불(10.33%) 감소, 전년동월대비 1억 8천 1백만 불(3.92%) 감소
2025. 0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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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
2025년 6월호 인차이나브리프 저자노트는 『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의 저자인 이재준 박사의 글을 실습니다. 이 박사는 이 책을 통해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 기업이 직면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 경제적 함의를 탐색합니다. 전통적으로 정치·안보 영역에서 다루어져 온 지정학을 경제적 관점에서 조명하며, 경제안보, 공급망 충격, 무역 제재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정치와 경제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이재준 박사의 저작은 복잡한 세계 정세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실용적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데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경제적 관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기업이 직면한 지정학적 위험 요인들을 제시함으로써, 기업 경영과 투자 판단에 참고할 수 있도록 서술되었다. 지정학의 귀환이라고 부를 정도로 지정학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에서 갖는 의미를 무엇인지를 보여준 책들은 찾기 힘들다. 이 책은 경제라는 관점에서 지정학을 보았다. » 지정학적 리스크의 대두 경영학에서는 전통적으로 정치적 리스크라는 말을 사용했다. 정치적 리스크는 국가 위험의 일종으로 일련의 정치적 변화로 야기되는 차입자의 지불거절, 채무불이행, 투자 활동 중단 및 진출 기업의 철수 등 제반 사태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엔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말이 투자자나 기업인에게 더 큰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정치적 리스크가 단일 국가 차원에 더 의미를 두는 것처럼 이해되는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가 간 분쟁, 갈등에 중점을 두는 것처럼 읽히기 때문이다. 특히 탈냉전 이후 자유무역 질서가 확대되고, 기업의 영업 활동이 세계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업은 국가를 넘어선 지정학적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 국가 갈등과 경제적 후과 지금 세계에서는 국가 간 여러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과 대만의 군사 충돌 상황이,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무력 도발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들의 결속에 대항해 미국은 자유주의 국가 간 연대를 기치로 내걸었다. 이른바 ‘가치 전쟁’이다. 국가 간 갈등은 기업의 국제적 사업 거래에서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쿠바의 기업들은 미국의 장기간 봉쇄로 미국과의 거래가 막힌 바 있다. 또한 미국은 이란을 악의 축, 불량 국가 등으로 비난하면서 오랜 시간 경제 봉쇄 정책을 취했다. 이란은 원유 자원이 있음에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국가 간 갈등은 공급망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2013년 5월 9일 조업 중이던 대만 어선이 필리핀 해양경비대의 총격을 받아 어선에 타고 있던 어민 한 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놓고 양국의 첨예한 대립이 지속되었다. 필리핀 해양경비대는 불법조업 중이던 대만 어선이 필리핀 영해에서 필리핀 경비정을 들이받으려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총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정부는 이 발표에 반론을 제기했다. 항해 기록장치 분석 결과, 해당 어선이 필리핀 영해를 침범하지 않았으며, 총격이 배타적 경제수역 중첩지역에서 일어났다고 반박했다. 이 일로 대만 정부는 필리핀 노동자 수입을 동결하고 필리핀 주재 자국 대표부를 철수시켰다. 이어 적색 여행경보 발령, 고위급 교류 중단, 경제 협력 중단, 농어업 협력 중단, 과학기술 협력 중단, 항로권 협상 중단, 온라인 비자 면제 신청 중단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심지어 대만 해군은 총격 사건이 발생한 해역에서 군사훈련도 실시했다. 대만과 필리핀의 충돌은 기업들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필리핀에서 대만 공장으로 부품을 정기적으로 가져오던 다수의 대만 IT 기업들이 심각한 압박을 받았다. 또 필리핀 노동자의 유입이 막히면서 대만 제조업체들은 제품 제조에 상당한 곤란을 겪어야만 했다. 이처럼 국가 간의 정치적 갈등은 타국의 시장 접근에 심각한 제한을 가져온다. 정부가 다른 국가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면서 자국 시장에 물건을 팔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 7월 8일 한국은 한국 주둔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사드)를 공식 발표했는데, 이에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이후 중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인 한한령(限韓令)이 내려졌다. 물론 공식적으로 밝힌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사드 발표 이후 중국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바탕으로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들을 취해왔다. 특히 한국의 경우, 아이돌 그룹의 중국 공연이 금지되었으며 한국 드라마도 방영이 전면 중지되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중국과의 갈등으로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 세계 곳곳의 전쟁과 지역경제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전쟁은 어떨까? 전쟁은 무역 거래 중단은 물론 원자재 가격 상승, 투자 위축 등 다양한 형태로 기업의 이윤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전쟁은 국가 간에도 일어날 수 있지만, 국가 하부 단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여러 전쟁이 동시에 일어나는 다중 분쟁의 가능성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 걸쳐 형성된 이슬람 국가 Islamic State, IS는 정부군과 전쟁을 벌이면서 중동 정세의 불안을 야기했다. 이러한 중동 정세의 불안은 결과적으로 유가 상승의 위험을 부추겼다.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세계적인 곡물 가격의 상승을 초래했다. 전쟁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첫째, 전쟁은 잠재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투자, 영업 활동을 차단한다. 기업이 특정 지역에서 영업하거나 특정 지역으로 진출하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 1974년, 많은 외국 기업의 지역 본사가 있던 레바논은 글로벌 경제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1년 후인 1975년 말, 레바논 베이루트나 다른 주요 도시에 남아 있던 모든 기업이 심각한 전쟁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레바논의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 사이에 자리하고 있던 종교적 갈등이 내전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이 내전은 레바논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철수하는 사태를 불러왔다. 둘째, 전쟁으로 특정 지역을 위험에 빠뜨리면서 공급망을 방해할 수 있다. 상품 운송, 해외 기업과의 협력이 전쟁으로 무너지면서 공급망에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란은 이라크의 석유 수출을 가로막기 위해 걸프해역을 공격했다. 이 공격은 핵심 해상교통로인 걸프해역의 해운 물류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렇다면 국가 간 갈등만이 정치적 리스크에 포함될까? 사실 테러리즘 같은 비국가 형태의 갈등도 정치적 리스크에 포함된다. 테러리즘은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적에게 최대의 심리적 충격을 주는 방법을 고안한다. 대표적인 것이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폭파 사건이다.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 빌딩에 충돌시켰고, 이 모습은 전 세계인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 경제안보와 글로벌 공급망 최근 들어 지정학적 리스크는 경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2020년을 전후로 ‘경제안보’(Economic Security)의 가치가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경제안보는 국가 경제에 대한 다른 국가의 위협에서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유로운 국제무역 질서가 국가 간 갈등이나 정치적 의도에 의해 교란되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자국의 경제와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경제안보다. 정치적 의도에 의해 세계의 무역질서가 교란되는 상황에서는 경제가 자유시장경제에 따라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문제에 영향을 받으며 흔들린다. 경제안보는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지 않고 혼합되는 상황에서 나타나며, 결과적으로 경제 문제에서 정치적 변수의 비중이 확대된다.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반도체 시장은 1980년대 초반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 PC가 대중화되면서 급속하게 성장했다. 반도체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미국 내 인건비가 상승하고, 디자인 및 공정비용 등이 증가하는 문제가 생겼다. 그러다 국제적인 분업 구조를 형성하는 쪽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반도체의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은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에 분산된 국제적 가치사슬(Value Chain)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반도체 산업이 취한 국제적 분업 구조로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은 가능해졌지만, 그만큼 국가 간 정치적 갈등에 취약해졌다. 미중 전략 경쟁에 따라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을 통제하고,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쓰이는 중국산 소재의 수입을 제한했다. 또 한국 대법원이 과거 일제시대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의 배상 판결을 내리자, 일본 정부는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와 부품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섰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때문에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으로부터 첨단기술 제조업에 사용되는 희귀 광물수출에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런 지정학적 문제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국가가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국가 간의 우호적 관계가 필수다. 만일 국제적으로 분업화된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면, 반도체 생산이 큰 난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이런 국제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른 국가의 위협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보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바로 이를 ‘경제안보’라고 한다. 경제안보라는 말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회자된 시기는 2020년 전후다. 이는 경제안보 문제가 이 시기부터 부각되었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본격화했고,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무력 분쟁이 벌어졌다. 그 결과 국가 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기업들의 국경을 넘어선 경제 거래에 훼방을 놓기 시작했다. 냉전 시기에도 경제안보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미국 중심의 자유 진영과 소련 중심의 공산 진영으로 나뉘긴 했지만, 적어도 같은 진영 내에서는 경제안보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자유 진영 내에서는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무역이나 국제적분업 구조에 장애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소련을 위시한 공산권이 무너지면서 공산-자유 진영 간에 막혀 있었던 장벽마저 사라지게 되었다. 냉전이 끝난 이후 미국 중심의 자유무역질서는 점점 더 공고화되었고, 국제적 분업 구조가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를 다른 말로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혹은 세계화라 일컫는다. 국가 간 장벽이 허물어지는 탈근대적 세계 질서가 출현한 것이다. 기업들은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여러 국가에 걸쳐서 부품, 소재를 공급받아 완성품을 만들어왔다. 탈냉전 이후 세계화와 자유무역질서를 바탕으로 형성된 전 지구적 가치사슬은 세계 경제를 안보적 위협에 노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 계기는 바로 ‘미중 전략 경쟁’이었다. 반도체의 경우 칩 설계는 미국에서, 소재는 일본에서, 설비는 네덜란드에서 하는 등 분업화가 되어 있다. 중국이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이들 국가에 위치한 기업들과 공급망을 확보해야 하는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 분산된 공급망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의 대응이었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에 대응하면서 이른바 ‘미러링 컴퍼니(mirroring company)’를 만든 것이다. 중국은 반도체 전체 공급망을 해부해 미국에 의존적인 부품을 선별한 다음,미국 기업을 대체할 기업을 자국 내에 정부 주도로 설립했다. 중국은 해외 공급망 중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 때문에 대중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는 기업을 선정해, 이와 유사한 기업을 중국 정부 주도로 설립했다. 해외의 기업을 마치 거울처럼 똑같이 만든다는 의미로 붙여진 용어다. 국가 간의 갈등이 불거진 것은 미중 전략 경쟁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공급망을 위협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2021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미국은 이를 막고자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했으며, 서방 국가들은 물론 한국과 일본 역시 동참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중지되었고 러시아와의 무역에 전면적인 차질을 빚게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전면전 양상으로 펼쳐졌다. 이 전쟁이 지옥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후 국제적 갈등이 속속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먼저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력 동원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만과 통일하기 위해 군사적 수단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후원하는 무장 정치단체 간의 군사적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러한 국제정치적 위험 요소는 탈냉전 이후 구축해 온 가치사슬을 교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통치술 경제안보 개념과 유사한 용어인 ‘경제통치술’(Economic Statecraft)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통치술은 어떤 국가가 경제적인 영향력을 이용해 다른 국가에 정치적 목적을 관철하고자 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가들이 오랫동안 무역을 지속하는 경우 경제적인 상호의존이 생겨난다. 이러한 상호의존성이 때로는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다. 매번 그 국가에서 구해오던 부품이나 자원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정치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 부품이나 자원을 팔지 않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갑자기 공급처를 바꿀 수도 없고, 자국에서 해당 부품, 자원을 만들어내기도 어려워 국가 경제가 큰 곤란을 겪게 된다. 결국 상대의 정치적 요구를 수용하면서 해당 부품과 자원을 사올 수밖에 없다. 즉 경제통치술은 국가가 다른 국가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경제적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호의존성은 때로는 다른 국가에 압력을 행사하는 수단이 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다시 돌아왔다. 미국 대통령 선거,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대만해협 위기, 일본의 과거사 문제 등 기업 실적과 맞물려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세계 자유무역경제 질서를 제도화한 WTO 체제가 미국 패권의 상대적 후퇴와 함께 저문 것이다. 이렇게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에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물론이고, 개인 투자자들 역시 국제 뉴스를 찾아보며 변화하는 흐름을 빠르게 인지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국제 정치망 속에서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소재나 부품 등을 조달하는 국제 공급망의 지정학적 위험은 무엇인지 수시로 살펴봐야 한다.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야 투자 관련 의사 결정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며, 손실을 방지하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에 최고정치책임자(Chief Political Officer, CPO)를 두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고정치책임자는 기업의 기술, 재무, 인사 부문 등의 최고책임자 외에 정치 분야를 담당하는 최고책임자를 말한다. 지난 2022년 LG그룹은 15년간 백악관에서 근무한 조 헤이긴 전백악관 부(副)비서실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헤이긴은 로널드 레이건 전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공화당 소속 대통령 네 명의 재임 시절 백악관에서 총 15년간 근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통상, 규제, 공급망 등 경제안보가 중시되는 국제 정세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고자 워싱턴사무소를 신설하고, 정치 리스크관리 업무를 책임져줄 인물로 그를 데려온 것이다. » 트럼프 2.0과 동아시아 2024년 11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트럼프의 귀환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욱 강해졌다. 먼저 미중 전략 경쟁은 트럼프 1기에서 시작되었고,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지속했다. 그리고 트럼프의 귀환으로 더욱 격화할 것이다. 트럼프의 귀환으로 가장 큰 수혜자는 미국의 제조업이 될 것이다. 제조업은 미국 러스트 벨트 저학력 노동자들의 일자리이고, 트럼프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약속해 권좌로 복귀했다. 러스트 벨트에 있던 제조 공장들은 중국 등 인건비가 싼 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해외 경쟁 제조 기업과의 경쟁에 밀려 문을 닫았다. 이 지역의 최대 현안은 제조업 일자리로, 결국 미국 대통령은 이 지역에 공장을 세우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이때 수혜자는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기업이다. 미국의 제조업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파격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단 미국의 고립주의가 강화되더라도, 미국은 절대 아시아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미국의 어떤 행정부에서도 바꿀 수 없는 지정학적 조건 때문이다.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이 안보적인 방벽은 될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아시아 대륙과의 연결이 필수적이다. 미국은 부의 운명이 달린 아시아 대륙에서 새로운 그 어떤 패권국의 도전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미국이 과거와 같은 군사력을 유지하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아시아 지역에서 동맹국 혹은 우방국의 군사안보적 역할 확대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처한 지정학적 상황은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유지하고자 하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다. 바닷길은 미국이 번영을 구가하기 위해 지켜야만 하는 부의 동맥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아시아의 우방국들에 바닷길을 지키기 위한 안보적 역할 분담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해군 전력 증강으로 이어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군함을 건조하는 조선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대만해협을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이 강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위험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을 상대로 무력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전면전이 발생하지 않더라고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을 봉쇄하는 군사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는 대만 주변 해역이 중국의 군사적 영향권 안에 들어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육지와 달리 국경선과 경계가 없으며, 군대를 투입해 점령할 수도 없다. 다만, 그 해역의 화물선, 여객선 같은 선박의 통항을 통제하는 권리인 제해권만 존재한다. 그럼에도 중국은 대만에 대한 주기적인 봉쇄 훈련을 실시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해 대만 주변 해역의 제해권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력 사용 가능성은 반도체 공급망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TSMC와 같은 파운드리 기업은 미국의 첨단기술 기업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기업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이나 대만을 에워싼 주기적 봉쇄 훈련은 대만 반도체 제조 기업에는 지정학적 불안 요소다. 반면 다른 반도체 제조 기업에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다만 TSMC는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일본을 비롯한 해외 제조 시설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은 한국에는 해운 물류를 위협하는 위험 요소다. 한국 제조업은 대만 주변 해역을 통과하는 해상교통로에 대한 물류 비중이 높다. 향후 대만 주변 해역이 중국의 통제를 받게 될 경우 한국의 경제와 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한 대만 주변 해역에 대한 중국의 통제는 전 지구적 공급망을 교란하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첨단산업 부품과 소재를 실은 화물선들이 통과하는 지점이자 특히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해로가 위치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대만 해역 주변에서 주기적인 통제를 가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대만에 대한 반도체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대만해협 위기가 발생했을 때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직접적 영향권에서 벗어난 한국의 반도체 제조 기업으로서는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이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만 주변 해역이 봉쇄되면 한국은 우회로를 찾아야 하는데, 이 경우 물류비용이 상승하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다시 세계는 지정학의 시대로 돌아왔다. 지정학의 귀환은 투자자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라는 야누스적 모습을 갖는다. 현명한 투자자는 모두가 공포에 질려 있을 때 투자의 기회를 찾는다. 야누스의 이면을 읽을 수 있을 때 우리는 돈이 돈을 가져오는 어쩌면 기이한 마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정치와 경제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함께 직조되는 흥미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2025. 0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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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과 인민: 분절과 통합의 변증법
2025년 5월호 인차이나브리프-저자노트는 『당과 인민(The Party and the People)』의 역자인 박우 교수의 글을 실습니다. 브루스 딕슨이 쓴 『당과 인민』은 중국 공산당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분석서로, 단순한 권위주의 국가의 일방적 억압 구조가 아니라, 당과 인민의 상호작용 속에서 정당성과 통치력을 유지하는 중국 정치의 복합적 메커니즘을 탐구합니다. 박 교수는 중국의 자유주의적 민주화에 대한 외부의 낙관론을 비판하며, 억압과 협력, 권위와 친밀함이 교차하는 당-사회 관계의 복합성과 역동성을 강조하며, 권위주의 체제 내부의 제도와 사회적 긴장을 입체적으로 조망할 것을 제안합니다. » 중국의 (자유주의적) 민주화를 점치는 건 시간 낭비 중국의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는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 경제성장이 곧 정치적 민주주의로 이어진다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가정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민주주의가 찾아올 거라는 말은, 서구 국가들 몇몇 사례에 근거한 일반화에 불과하다. 중국의 역사를 돌아볼 때 그런 단선적인 경로를 따르지 않을 거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중국 사회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서구 이론에 중국을 끼워 맞추려는 습관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에 대한 민주화의 개인적 (또는 이념적) 염원을 그대로 분석에 투사하는 태도다. 그러다 보니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매번 엇나간 해석이 반복된다. 지금 필요한 건 예언이 아니라 관찰이고, 희망이 아니라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수십 년간 세계 곳곳에서 정권이 바뀐 사례들을 보면, 권위주의가 무너진 자리에 민주주의가 들어선 게 아니라, 또 다른 권위주의 체제가 자리 잡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그렇기에 한 체제에 대해 ‘민주화될까?’라는 질문은 점점 설득력을 잃고 있다. 대신 우리는 정권의 취약성, 통치의 기반, 대중의 반응과 일상의 감각들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매우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수전에서 살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중국의 민주주의라는 이상을 믿는 것보다 중국 내부의 조건, 제도, 정치문화, 사회적 균열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억압하면서 호응하고, 갈등하면서 협력하며, 권위주의적이면서도 친밀한 중국의 국가(당)-사회(인민)관계의 대립쌍(또는 변증법)이 중국을 이해하는 키워드다. 이 세 개의 대립쌍에서, 각 대립쌍의 앞부분이 기존 중국에 대한 통념이었다면, 대립쌍의 뒷부분에 대한 이해가 시급하다. 중국의 국가-사회 관계는 단순한 평면이 아니라 수직적 및 수평적으로 분절되었다. 총체로서 국가를 구성하는 통합적 요소들의 관계를 발견하고, 이 관계들의 관계를 분석하고 이해하다 보면 중국이 나아갈 길들이 보일지 모른다. 아래에 당과 인민 관계의 몇 가지 현상을 이 분석 틀로 보도록 하자. »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그리고 시진핑에 이르는 다섯 세대 지도자들의 우선순위를 검토하면,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당과 국가의 관계를 조정하고 체제의 정당성을 구성해왔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각 시대의 지도자들은 체제 내에서 어떤 유형의 정치 엘리트를 우대할 것인가, 그리고 당과 국가 행정기구 간의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따라 서로 다른 정치적 균형을 형성했다. 예컨대 마오 시기에는 이념적 충성을 중시하는 이른바 ‘홍색 인사’가 중심이었다면, 덩샤오핑 이후 경제 발전이 주요 과제가 되면서 ‘기술관료’들이 점차 부상했다. 이후에도 정치 지도자들은 기존 계보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균형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권력 기반을 구축했다. 중국 정치의 주요 특징은 정당과 국가 기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공산당은 정부(행정부), 입법부(전국인민대표대회), 사법기관 등 국가기구 위에 위치하며, 주요 정책과 인사 결정을 독점한다. 공식적으로는 ‘당의 영도 아래 다당 협상제도’라는 표현이 사용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당이 모든 국가 기능을 지휘․감독하는 구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 지도자는 전혀 검증과 경쟁을 통하지 않고 출현하는 것이 아니다. 당은 관리의 선발과 승진에 있어 비교적 정교한 제도적 장치를 발전시켜왔다. 가장 하위 행정 단위인 촌이나 향 수준에서 시작해, 성이나 중앙 부처까지 위계적으로 구성된 관료제 안에서 관리들은 일정한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되고 순환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기층’이라 불리는 하위 행정단위에서의 실적이다. 지방 정부는 관할 지역의 경제 성장, 세수 확보, 사회 안정 등의 지표를 중심으로 하위 관리의 성과를 평가하고, 일정 기준 이상을 달성한 인물을 상위 단위로 승진시킨다. 이와 같은 제도는 관료의 경쟁과 성과 중심 문화를 촉진하면서도, 강한 상명하복 체계를 유지하게 만든다. 그러나 고위직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실적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정치적 인맥과 파벌 동맹은 승진에 있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파벌은 보통 정치적 노선, 출신 지역, 과거 경력, 특정 인물과의 친분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한 후원은 정치 엘리트 내부에서의 생존과 상승 이동의 중요한 자원이 된다. 중국은 이러한 인사 시스템을 통해 정기적인 엘리트 재편을 제도화함으로써, 권력의 지속 가능성과 체제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관료제도 하에서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중국의 정책 결정 메커니즘 또한 단일하지 않으며, 사안의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정책은 다음의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국가 안보나 체제 유지를 위한 민감한 사안은 최고 지도부 내부에서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은밀하게 결정된다. 인터넷 검열, 소수민족 지역, 정치적 사건 대응 등은 체제 위협 요소로 간주되며, 정책의 공개성과 대중 참여 가능성이 배제된 채 진행된다. 둘째, 경제 정책이나 산업 전략과 같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영역에서는 중앙과 지방 정부, 부처 간의 협상과 조율을 통한 결정 과정이 두드러진다. 중국 행정 시스템은 수직적으로 중앙-성-시-현으로, 수평적으로는 부처 간의 기능 분화를 구성되어 있다. 이로 인해 흔히 ‘부처 간 칸막이’ 문제가 발생하며, 각 기관은 자신들의 이익과 권한을 방어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그 결과, 정책은 하나의 일관된 계획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타협으로 형성된다. 셋째, 환경, 보건, 교육과 같은 기술 중심 혹은 비정치적 성격이 강한 분야는 비교적 개방적이며, 비공식적 참여 메커니즘이 작동할 여지가 존재한다. 특히 환경 문제는 지방정부와 주민, 시민단체, 전문가 집단 사이의 협력이나 갈등을 통해 정책이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는 중국 공산당이 통제 중심의 권위주의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유형에 따라 상이한 절차와 논리를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시민사회와 집단행동 중국에도 시민사회는 존재한다. 다만 그것은 서구에서 말하는 ‘시민사회’와는 구조도 다르고 기능도 다르다. 중국에서는 보통 이를 ‘공민사회’라 부르며, 정치체제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즉, 시민사회가 곧 국가에 맞서는 독립적인 공간이라는 전통적 서구 개념이 중국에는 그대로 들어맞지 않는다. 중국 정치 체제는 오랫동안 강한 당 중심 구조를 유지해왔다. 그래서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억눌려 있었고, 서구적 시각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간주되기도 했다. 특히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정부는 정치적 자율성을 가진 조직의 확산을 극도로 경계했고, 그에 따라 시민사회는 위로부터의 통제 아래 제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를 오직 민주화로 가는 정치적 경로로만 이해한다면, 중국을 제대로 볼 수 없다. 중국의 시민사회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민주주의, 인권, 표현의 자유 같은 정치적 권리를 요구하는 집단이다. 이들은 당국의 강한 탄압 대상이 된다. 대표적으로 인권 변호사 그룹이나, 민감한 사회 이슈를 다루는 온라인 지식인 커뮤니티가 여기에 속한다. 다른 하나는 빈곤, 환경, 교육 같은 비정치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NGO들이다. 이들은 오히려 정부와 협력하며 제도 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중국 정부는 이들 비정치적 NGO를 ‘사회조직’으로 분류해 통제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책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중요한 건 이 시민사회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어떤 지방정부는 NGO 활동을 억제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이를 정책 파트너로 활용한다. 광둥성이나 쓰촨성처럼 개방적이고 실험적인 성향을 띠는 지역에서는 NGO의 활동 범위가 비교적 넓게 보장되기도 한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복합적인 권력 관계, 지역 발전 전략, 실무 관료의 재량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중국의 시민사회는 단일한 기준으로 설명할 수 없다. 권위주의 국가라고 해서 시민사회가 완전히 부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시민사회의 정치적 성격이 매우 취약하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시위를 비롯한 집단행동은 불가능하고, 또는 없는 것일까? 사실 중국에서 시위는 일상적인 일이다. 매년 수만 건의 시위가 발생하지만, 정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시위는 곧바로 체제 전환이나 민주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 정부는 시위를 정권 유지의 한 도구처럼 활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위의 정치화’ 여부다. 대부분의 시위는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 아니라, 실질적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협상 수단으로 기능한다. 당국은 시위의 성격에 따라 대응 방식을 달리한다. 생계형 시위—임금 체불, 토지 보상, 환경 오염 등—에는 호응을 한다. 지역 차원에서 문제를 조정하거나 보상을 제공하며 불만을 흡수한다. 특히 지역 간 개발 격차, 도시화 과정의 갈등, 환경 피해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는 체제를 위협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정권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정치적 요구—표현의 자유, 선거제도 개혁, 인권 보장—를 내세우는 시위는 억압된다. 주동자는 체포되고, 정보는 통제되며, 시위 자체가 불온한 행동으로 규정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당국은 완전히 그들의 요구를 묵살하지 않는다. 일부 수용가능한 요구는 제도 개선의 형식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결국 중국의 사회에 대한 통치 전략은 단선적이지 않다. 억압과 수용, 통제와 유연성을 동시에 구사하는 이중 전략을 통해 체제 안정을 도모한다. 시위는 정권에 위협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체제 유지를 위한 조정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권위주의 체제가 단지 억압에만 의존하지 않으며, 사회적 긴장에 전략적으로 호응하며 통치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종교 및 민족주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에서는 종교의 부활과 확산이 본격화되었다. 이 현상 자체도 매우 입체적이지만, 외국 관찰자들은 기독교에만 주목하고, 특히 억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종교의 확산은 기독교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종교가 다시 살아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는 종교가 지역사회에 유용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 때문이다. 농촌 지역에서는 사찰이 교육, 복지, 심리적 위안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국가 행정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보완하기도 한다. 그래서 정부도 이러한 종교 활동을 장려한다. 하지만 종교는 동시에 국가와 사회 사이의 갈등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제문제나 정치문제가 종교를 매개로 표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불평등, 도시화에 따른 공동체 해체, 사회적 소외감은 종교의 기능을 더욱 부각시키는 동시에, 당국에게는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따라서 중국에서 국가가 종교를 일방적으로 억압한다는 단순한 인식과 달리, 종교 자체, 종교 정책, 종교적 신념에 대해 국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중국의 종교는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사이비 종교에서부터 개신교, 천주교, 이슬람교, 불교까지 다양하다. 파룬궁과 같은 정치적․영적 운동은 대표적으로 국가가 강하게 통제하는 대상이지만, 동시에 온건한 불교 단체는 ‘중국화’ 전력을 통해 체제 친화적인 방향으로 유도되기도 한다. 따라서 중국에서 종교는 단순히 사라져야 할 유산이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로 이해될 수 있다. 그렇다면, 종교와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흥기했던 중국의 민족주의는 어떤 양상일까? 역설적으로 대규모 대중 시위를 꺼리는 중국 정부가 유일하게 허용하는 반대 의견의 행태 중 하나가 바로 민족주의 시위다. 2005년의 반일시위, 2012년의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분쟁 관련 시위 등은 국가가 묵인하거나 심지어 조장한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민족주의 시위는 종종 다른 유형의 불만을 대변하는 역할도 한다. 실업, 부패, 지역 불균형에 대한 불만이 외국 기업이나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중국 사회가 과거보다 더 민족주의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민족주의가 시위자들의 논리적 근거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 건 문명하다. 한편, 국가는 애국주의 교육운동과 공식 미디어를 통해 민족주의를 홍보하면서, 이를 통해 정권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얻고자 한다. 하지만 국가는 민족주의를 조장하는 동시에 위험성도 감수해야 한다. 대중적 민족주의가 국가가 예상한 수준을 넘어서면, 오히려 국가에 저항하는 논리로 돌아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족주의는 외교와 직결되기도 한다. 민족주의는 중국의 굴기와 이미지적으로 연결되며 때로는 국가의 협상력을 높이는 자산이 되기도 하지만, 외교적 유연성을 제한하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는 중국의 대중적 민족주의가 단순히 감정적 표출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이자 위험 요소라는 이중적 성격을 보여준다.
2025.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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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지 못하는 중국, 알고 싶지 않은 중국
2025년 4월호 인차이나브리프-저자노트는 『차이나 리터러시』의 저자인 김유익 선생의 글을 실습니다. 그의 저서는 반중·혐중 정서의 역사적·구조적 배경을 분석하며, 세대별 차이가 이러한 현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탐구합니다. 기성세대의 ‘애증’과 MZ세대의 ‘21세기의 오랑캐’ 인식을 대비하며, 단순한 정치적 프레임이 아닌 문화적·사회적 변화 속에서 한중 관계를 이해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내부 통제와 외부 개방 사이의 모순을 지적하며, 중국을 본질화하지 않으면서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안합니다. 나아가, 한중 관계를 재정립하는 출발점으로 조선족과의 관계 변화가 필수적임을 강조합니다. 이번 저자 노트를 통해, 한국과 중국을 보다 균형 잡힌 시각에서 성찰할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한국처럼 속도감 넘치는 사회에서 이미 출간된 지 2년이 다 돼가는 책을 논하는 것이 좀 면구스럽기는 하다. 시간이 지나도 읽힐 수 있는 내용을 쓰는 것이 필자들의 공통된 소망일 터인데, 대중매체에 2년간 연재된 칼럼이 책 내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지라 어떤 내용들은 시의성이 부족할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한국 사회에서 반중, 혐중 분위기가 크게 부각되고 폭력적인 성향까지 띄게 된 것은 특정 세력의 뚜렷한 정치적 의도나 이와 연계된 미중 신냉전 프로파간다의 결과라는 사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역사적,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1세기, 특히 2010년 이후 반복적으로 이런 현상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부로 구성된 졸저는 이 문제를 해명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단계적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 왜 지금 혐중일까? 제3부에 집중적으로 설명한 반중과 혐중의 뿌리는 세대별로 그 원인을 달리하고 있다고 본다. 20세기의 짐을 지고 21세기로 넘어온 필자와 같은 기성세대와 20세기를 전혀 알지 못하거나 밀레니얼 전환기를 통과해서 바로 21세기를 사는 MZ는 중국과 중화에 대한 인지 감수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국인 혹은 동아시아인의 정체성에서 국가와 민족 못지않게 문명이 차지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만일 19세기 말 조선인의 문명 정체성이 중화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었다면, 20세기는 근대문명 즉 서구와 동아시아 문명이 우리 정체성 안에서 치열하게 투쟁을 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주체성을 상실한 채 일본이라는 필터를 통해서 반강제로 이식된 지식과 문화의 충돌이라서 현상이 더 왜곡된 채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IMF 위기를 거친 후 들이닥친 21세기는 문자 그대로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 현대문명이 우리, 특히 MZ 이후 세대의 의식과 정체성을 지배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중화와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은 우리 안에서도 현격히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필자는 기성세대의 문명 정체성이 현대 중국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낳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니체가 이야기한 원한의 정서 ‘르상티망(ressentiment)’으로 설명해 보았다. 다만 이를 “노예의 도덕”으로 국한하지 않고, 우리 민족이 가진 “특유의 저항정신”과 결합해서 낳은 변용으로써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봤다. 반면 MZ는 이미 문명 정체성의 준거집단을 미국으로 교체한 이후 ‘대륙시리즈’의 중국밈을 보면서 자란 세대인지라 중국을 “21세기의 오랑캐”로 한자락 깔아 보는 마음을 깊이 품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중국의 급부상이 특이점을 돌파하거나 미국발 한중 관계 경색이 강화하면서 불안과 공포를 자극받고 있는 것 같다. 즉, MZ의 혐중은 밥그릇을 그들에게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한복-한푸 논쟁이나 김치-파오차이 논쟁 등은 중국보다는 한국 내에서 훨씬 크게 쟁점이 되고 있는데, 이는 두 기호가 K-컬쳐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문화산업에 대한 알레고리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다. 책에도 소개한 것처럼 삼십 대 이후 필자가 중국의 여러 도시와 아시아 각지를 전전하며 생활하게 된 계기, 혹은 소싯적부터 동아시아 담론에 큰 관심을 기울였던 일은 주로 개인적인 동기에서 비롯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동기와 관련하여 오랫동안 품고 있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함에 있어, 졸저를 집필하기 직전 번역 작업에 참여했던 중국 내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한 중국인 학자의 생각이 꽤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줬다. 그는 <주변의 상실>의 저자인 인류학자 샹뱌오(項飆)이다. 졸저에도 그의 사상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언급하고 있다. 중국의 MZ 청년들은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미중 대결구도 속에서 한국의 청년들 못지않게 큰 정치경제적, 심리적 갈등을 겪고 있다. 샹뱌오는 필자와 같은 세대로서 이에 대한 여러 조언을 들려주는데, 그중 인상적인 표현이 “인명불인수(認命不認輸)”이다. 자신이 처한 현재적 상황을 상당 부분 결정해 버린 운명은 받아들이되, 그럼에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중국이라는 거대 문명과 국가가 처했던 운명, 혹은 그 안에서 공동체와 개인들이 처한 운명에서 느끼는 곤혹스러움과 이에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면서 취할 수 있는 현명한 자세이다. 필자는 이 표현을 접하며, 과거 몸담았던 대안교육기관 ‘하자센터’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상징이 떠올랐다. 바로 중미 케츄아 원주민들의 전설 속 벌새 크리킨디(Kurikindi) 이야기다. 이 전설 속에서 산불 때문에 모두가 도망치는데, 크리킨디만이 불을 끄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는 이야기를 “I do what I can do(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겁니다).”라고 설명했던 것과 같은 맥락의 이야기로 들린다. 이런 태도는 어쩌면 본격적으로 미국과 어깨를 겨루게 되면서 “자신감이 뿜뿜하는” 강대국 중국이나 중국인들보다는 오히려 한국인들에게 용기와 지혜를 줄 수 있는 말이다. 중국이라는 수퍼 파워와 지속가능성이 높은 문명에 가장 인접하게 위치한 조선반도의 운명 자체는 우리가 절대로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중국을 한국과 일대일 비교가 가능한 평범한 ‘네이션 스테이트(nation state)’로 보기보다는 거대한 ‘플랫폼’이나 ‘제국기계’로 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특히, 국가 공무원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상대해야 하는 보통의 한국인들은 중국이라는 국가보다는 지역,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세계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이미 중국의 광둥성, 장쑤성, ‘저장성+상하이’ 등은 한국의 GDP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서고 있고, 인구도 남북한을 합친 규모 이상이다.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르상티망’에 빠지지 않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대 국가의 시각이 아니라, 중국 내부의 지역과 도시, 사람들에 관한 관심을 높이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한국이 중국을 이해하는 방식을 보다 실질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중국인들의 생활세계를 찾아서 이러한 관점 바꾸기에 앞서 중국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중국의 낯선 모습에 대한 설명에 중점을 기울인 것은 졸저의 제1부와 2부이다. MZ뿐 아니라 중국에 대해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들조차 실은 중국인들의 생활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 자신도 중국에서 장기간 그리고 중국인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사실이다. 기성세대가 가진 지식과 선입견이 상당 부분 문헌에 묘사된 고전 속의 장엄하고 화려한 중화문명의 세계나 공산화 이후 이념의 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중국 근현대사에 착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연재한 칼럼은 중화권 출간물의 서평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중국의 역사적 현실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몇 편의 글을 골라서 소개하였다. 이를테면, 당대 중국 지식인과 힙스터들이 대안역사 체제로 선호하는 송나라, 중국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조망하기에 좋은 SF 작품, 중국제조업 굴기의 기반이 된 역사적 장인문화 등이 있다. 또, 중국의 현재 대중문화 현황과 일부 중국의 문화 평론가들이 K-문화를 대하는 미묘한 태도에 대해서도 분석을 시도했는데, 한국인들만 중국에 대해 오랜 애증의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고 상호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산둥과 둥베이을 비롯해 조선반도와 가까운 동북쪽의 중국인일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 본질화하지 않으면서 비판할 수 있는 중국과 공산당, 정치지도자들 중국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위해서 시중의 대부분 중국 관련 서적의 내용을 점하는 “악마화”와 “중국때리기”의 관점을 피하면서도 비판적으로 논해야 할 당대 중국의 문제점을 고민하기도 했다. 현지의 생활 경험을 토대로, 또 외부 언론에서 과대하게 대표되는 대도시 중상층, 자유주의적 엘리트 중국인들뿐 아니라 중소도시와 농촌에 거주하는 보통 중국인들의 시각으로도 중국과 중국 정부의 부조리한 측면을 조명해 봤다. 필자는 특히 중국 공산당이 중시하는 여론은 전자보다는 다수를 점하는 후자의 것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회에서 문명과 체제의 다양성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하는 중국 정부 주장의 논리적 모순은 한마디로 내적인 다양성의 부재이다. 핵심이 공유하는 일치단결된 가치관과 그 규범을 거대한 국가의 변경 지대까지 일사분란하게 따를 것을 요구한다든가, 수천 년 넘게 상대적 자율과 자치의 공간이 보장됐던 하부 기층사회까지 과도하게 국가의 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문제점이다. 이것이 마오시대부터 이어지는 레닌주의 이념과 정당구조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개혁개방후 자본주의 기술사회가 저비용으로 가능하게 한 ‘테크노 법가(Techno-Legalism)’의 문제인지 알 도리가 없다. 어쨌든 과도하게 경직되고 균질적인 사회가 시스템의 유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을 중국 동네살이에서 구체적으로 체험해 봤기 때문에 하는 소리이다. » 새로운 중국, 새로운 한국, 새로운 한중 관계 필자가 내부에 사는 외부인의 관점으로서 희망하는 중국은 꼭 자유주의적이 아니더라도 일정하게 외부로 그 경계가 열려있는 세계이다. 수천 년의 역사를 통해서 진화해 온 중화 문명 자체가 많은 외부 요소를 받아들이고 자기 방식으로 소화하면서 성립되어 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4부에서 특히 경계가 되는 중국의 남방, 그리고 우리 한민족과 역사가 중첩되는 동북지역의 서사를 갖춘 각각의 현대문학을 소개했다. 동시에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적인 포지셔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아세안과 같은 중국의 다른 이웃들의 사례를 참고해 보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필자는 새로운 한중 관계를 고민할 때 우선 주목해야 할 것이 한국인과 조선족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한중 수교 후 한국의 대내외적 경제발전 과정에서 조선족 동포들의 기여가 제대로 평가받은 적이 없다. 중국 내 한국 기업의 활약, 한국 내 3D 업종의 노동 모두 마찬가지이다. 이제 한중 관계에 대한 과거의 관점을 ‘리셋’하려면, 한국인들은 조선족과 새로운 관계 정립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가 조선족 동포와 맺고 있던 관계에 과거 30여 년 한중 관계의 모순이 농축돼 있기 때문이다.
2025. 0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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