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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
- 저자 : 이반 프란체스키니 , 니콜라스 루베르
- 출판사 : 한겨레출판사
책 소개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비해서는 다소 누그러졌으나 여전히 중국에 대한 감정은 부정적이다. 한국만의 상황도 아니다.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기에 서구에서는 이미 21세기 버전의 황화론(黃禍論)이 등장했다. ‘친미 대 친중’이 언제나 중요했던 정치권에서도 ‘친중 공산주의자’ 프레임이 어느 때보다 노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디어와 정치권에서 반중 정서가 확산되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중국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냉전 시기의 반공주의에 입각하여 중국의 민주화ㆍ시장화를 들여다본 근대화 연구, 미국이라는 제국주의 국가와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에 맞서고 있는 중국을 진보적 변화의 주축으로 보는 관점의 연구, 역사적 사회주의 체제를 일종의 전체주의 사회로 간주하는 시각에서의 연구, 중국의 혁명사 속 대안적 근대화를 밝히는 연구를 비롯하여 중국을 거대한 시장이자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간주하는 상업주의적, 시장주의적 접근 등이 주를 이뤘다. 학계에서 현재 가장 새롭고 첨예한 논의를 이끌어가는 신진 연구자들이 제시한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는 기존의 중국 논의들이 결국 중국을 ‘우리와 다른 타자’로 상정해왔음을 비판하며, 오늘날의 중국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중국을 분석 대상이 아닌 분석 도구(방법)로 간주하여야 한다고 말하는 연구 방법론이다. 중국의 특수성과 세계와의 연관성을 함께 살피는 시좌 안에서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농촌과 도시, 제국과 제3세계의 이분법적 딜레마를 넘어 중국의 실재에 다가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양태, 세계가 중국을 변화시키는 양태를 드러내는 키워드로 노동, 디지털 감시(감시 자본주의), 신장 위구르, 일대일로 및 중국의 해외 투자, 교육을 꼽으며 이 책은 비판적 중국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반 프란체스키니(Ivan Franceschini) 대학/대학원 교수 : 호주 멜버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당대중국연구센터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메이드 인 차이나 저널’(The Made in China Journal)과 ‘글로벌 차이나 인민 지도’(The People’s Map of Global China), ‘글로벌 차이나 펄스’(The Global China Pulse) 창립자이자 공동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의 노동 문제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와 활동을 병행해왔으며, 《중국 공산주의의 유산들》(Afterlives of Chinese Communism, 2019), 《신장 원년》(Xinjiang Year Zero, 2022), 《프롤레타리아 중국》(Proletarian China, 2022)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온라인 사기 산업에서 벌어지는 현대판 노예제도에 관한 새 책을 집필 중이다. 저자(글) 니콜라스 루베르(Nicholas Loubere) 대학/대학원 교수 : 스웨덴 룬드대학교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연구센터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메이드 인 차이나 저널’(The Made in China Journal)의 공동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다. 《대출을 통한 개발: 중국 농촌의 소액대출과 주변화》(Development on Loan: Microcredit and Marginalisation in Rural China, 2019)를 썼다. 최근에는 19세기 골드 러시에서 현재 암호화폐 채굴 현상에 이르기까지 자원 채굴 광풍에 중국이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중국의 지구화 과정과 형태를 연구하고 있다. 번역 하남석 서울시립대학교 중국어문화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대 중국의 체제 변동과 대중 저항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팬데믹 이후 중국의 길을 묻다: 대안적 문명과 거버넌스》(공저), 《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 혁명에서 ‘신시대’로》(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차이나 붐: 왜 중국은 세계를 지배할 수 없는가》, 《제국의 충돌: ‘차이메리카’에서 ‘신냉전’으로》, 《아이폰을 위해 죽다: 애플, 폭스콘, 그리고 중국 노동자의 삶》(공역)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중국의 신자유주의 논쟁과 그 함의〉 〈1989년 천안문 사건과 그 이후: 역사의 중첩과 트라우마의 재생산〉 〈시진핑 시기 중국의 청년 노동 담론: 내권內卷, 당평躺平, 공동부유〉 등을 썼다. 책 속으로 중국은 세계의 일부인가? 서구의 많은 정치 담론과 미디어, 대중의 인식에 따르면 그 대답은 ‘아니오’로 보인다. 지 구적 사회ㆍ경제 체제에 통합된 지 40년이 지나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경제체가 된 지금에도 중국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는 중국을 ‘실재’ 세계 외부에 존재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타자’로 상정하며 계속되고 있다.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중국은 일반적으로 상황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외부 세력으로 묘사된다. 중국에 대한 ‘타자화된’ 묘사는 중국의 공식 및 비공식 담론에서도 흔하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은 외부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나 내부에서 경험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_25쪽 이 책에서 우리는 중국이 진공 상태나 세계 외부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함으로써 이러한 프레임들의 한계를 극 복하고자 한다. 미조구치 유조는 중국을 분석하는 이들이 단지 자신의 야심과 불안을 반영하기 위해서 중국을 납작하게 묘사하는 것을 “중국 없는 중국학”이라고 명명하며 이와 같은 분석이 만연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미조구치 유조가 내세운 “중국을 방법으로 하는 중국학”을 따라 “중국 없는 중국학”의 분석을 넘어서려 한다. 그에 따르면 “중국을 방법으로 하는 세계란 중국을 하나의 구성 요소로 하는 세계이다.” 나아가 우리는 이 견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단순히 중국의 존재를 그 자체로 세계의 한 구성 요소로 인식하기보다는 중국이 지구적 역사, 과정, 현상, 추세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_37~38쪽 이 책의 요점은 중국이 오늘날 자본주의 동역학에 따라 작동하는 세계 체제의 대안이라기보다는 그 체제의 필수적인 일부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데 있다. 이러한 중요한 연결점과 연관 관계를 파악하고 지도화하지 않으면 우리의 분석은 실패할 것이며, 현대 중국과 지구적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중첩된 형태의 야만에 대한 우리의 비판과 투쟁은 힘을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날 중국을 논의하기 위한 대안적인 분석 틀과 방법론적 접근으로 ‘글로벌 차이나’를 제안한다. 다시 말해 중국 사회, 국내 및 대외 정책과 관련된 문제를 우리가 현재 위치한 후기 자본주의 단계에 내재해 있는 보다 광범위한 추세와 기저의 동역학과 연관해 해석하는 일련의 틀을 채택하는 것이다. ‘글로벌 차이나’global China(소문자g)라는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서, 중국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로부터 점점 더 고립되어간다고 인식되던 마오쩌둥 시대에도 중국은 항상 ‘글로벌’했다고 손쉽게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글로벌 차이나’Global China: (대문자G)라는 개념을 중국과 세계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 중국의 국제적 관여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이론적 틀로 적용하고자 한다. _39~40쪽 중국은 더 넓은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읽혀야 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의견이다. 즉, 중국을 이해해야만 지구적 자본주의를 이해할 수 있고, 지구적 자본주의를 이해해야만 중국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개념적, 방법론적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_42쪽 전 세계적으로 우리는 권위주의화, 억압적 기술의 발달, 대량 구금 체제의 일상화와 같은 심각하게 불안한 추세를 목도하고 있다.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중국에 돌리기는 쉽다. 물론 중국의 행위자들이 이 모든 것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만, 이러한 추세들은 단지 한 국가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의 경우는 서로 연결된 지구적 현상, 즉 더 광범위한 힘들에 의해 형성되는 현상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본질주의적, 그쪽이야말로주의적, 산파술적 접근법을 넘어 이 암울한 전환을 조장하는 중국의 역할을 주의 깊게 기록하고(그리고 고발하고), 중국의 발전이 다른 지역의 사건들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강조해야 한다. _44~45쪽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의 노동 문제는 세계와 더욱 연관성을 갖게 되었다. 선진 세계에서는 중국의 WTO 가입으로 인해 중국의 ‘사회적 덤핑’이 자국 노동자들의 복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노동조합과 정책 입안자들의 질책이 수없이 쏟아졌다.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는 각국 정부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더욱 유리한 조건을 약속하면서 중국은 노동 조건과 관련해 ‘바닥으로의 경주’를 부채질했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들이 당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의 복잡성을 공정하게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 이러한 시각들은 중국이 신자유주의로의 세계적 전환과 공산주의 실험의 붕괴로 인해 이미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 조건이 침식되고 있는 국제적 맥락에 스스로 편입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중국의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로의 진입이 전 세계 노동자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국제 경쟁의 동역학을 크게 변화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이 시각들은 이 과정에서 중국 스스로도 변화와 적응을 강요받았다는 점을 잘 다루지 않는다. _50~51쪽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채의 기능은 항상 개인과 그들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모두 감시하는 기술에 의해 뒷받침되어 왔다. 전통적인 신용 점수는 신용도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경제 활동을 감시하고자 해왔으며, 충분한 서류상의 흔적이 없는(즉, 충분히 감시할 수 없는) 사람들은 보증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의지하고 스스로 감시를 받아야 했다.30 데이터 분석의 알고리즘 자동화와 더불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방대한 양의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은 자본주의적 신용 평가 시스템의 진화와 경제적 통합 확대라는 더 광범위한 목표를 위한 필연적인 진행 과정이다. 중국의 사회적 신용은 전 세계의 다른 국가들과 함께 이러한 발전의 중요한 사례임이 분명하다. 중국이 이 부분에서 독특하지 않다고 해서 이러한 발전이 덜 디스토피아적인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욱 디스토피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정치경제에 내재된 불평등과 예속의 형태를 고착화하고 악화시킬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부자와 권력자가 휘두르는 감시와 사회경제적 통제의 억압적인 도구가 계속 날카로워짐에 따라 이 체제가 공유하고 있는 합리성, 관행, 잠재적 결과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방향으로 이러한 기술을 재편하고 이러한 기술에 집단적으로 맞서 싸울 수 있는 우리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_92~93쪽 ‘테러 자본주의’ 혹은 우리가 자본주의의 새로운 양상이라고 부르는 것은 본질적으로 지구적인 현상이다. 중국과 다국적 기업들이 신장 지역에서 사용되는 감시 기술 개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대런 바일러가 강조한 바와 같이, 최근 신장의 지방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해 감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 및 국유 기술 기업에 치안 업무를 아웃소싱하기 시작했다. 이 기업들, 특히 인공 지능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들은 중국 국경을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_ 106쪽 일대일로에만 초점을 제한하면 우리는 현재 중국의 지구화의 많은 중요한 측면을 간과하게 된다. 특히 일대일로를 크게 의식하다보면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중국 당국이 위로부터의 글로벌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획일적인 행위자라는 이미지에 갇혀서 글로벌 차이나의 거대하고 형식적인 양상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식으로 중국의 국제적 관여를 묘사하게 되면, 중소 규모의 비공식적인, 때로는 불법적, 편법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중국의 해외 투자와 교류를 놓치게 된다. 수만 명의 중국 금 채굴 업자들이 갑자기 가나로 불법 이주한 결과로 발생한 정치적 격변과 환경 문제부터 전 세계에서 다양한 맥락으로 발생하고 있는 중국 소상공인들과 현지 행위자 사이의 여러 투쟁과 협상에 이르기까지, ‘아래로부터의 글로벌 차이나’는 현재 중국의 지구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일대일로와 관련된 것들만큼이나 중요하지만 극히 일부 사례만 주목받았다. _ 124쪽 19세기 후반부터 외국 정부와 종교 단체는 정치적 영향력 강화, 기독교 전파 혹은 단순한 인도주의적 이유로 중국 내 교육 기관을 후원해왔다. 오늘날까지도 중국의 최고 학문 기관으로 남아 있는 베이징대학은 1898년에 이와 같은 목표 아래 설립되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오늘날 ‘산파술적 접근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주로 중국인 유학생 수와 연구 협력의 급속한 증가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중국 학계와 서구 학계와의 교류를 중국에 자유주의 국제 체제의 규범과 가치를 ‘교육’하는 광범위한 전략의 핵심 도구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대학, 출판사, 연구자들이 중국 행위자들과의 협업과 관련해 스캔들에 휘말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서구의 학문적 참여는 점점 더 부정적인 시각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서구 대학 내에서 중국을 본질적으로 외부의 부패한 세력으로 보는 시각이 이러한 담론의 주를 이루고 있다. _ 143~144쪽 우리는 이 책에서 수십만 명의 위구르족 및 기타 소수민족에 대한 구금, 노동운동 탄압, 감시 강화, 비판적 내용에 대한 검열 등 최근 몇 년간 중국 당국이 채택한 정책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이러한 새로운 상황들이 광범위한 지구적 추세 속에 어떻게 내재해 있고 서로 연관되어 있는지에 대한 시야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능함을 입증한다. 우리는 이러한 연결점과 유사점, 지속과 진화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이 체제의 근본적인 결함을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정치적 행동의 필수 전제 조건이라고 믿는다. _165쪽 출판사 서평 세계 경제의 활력소, 서구 자본주의 모델의 대안, 글로벌 민폐 국가, 사회주의 독재 국가… 환상과 환멸을 넘어, 비판적 중국 연구는 가능한가?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비해서는 다소 누그러졌으나 여전히 중국에 대한 감정은 부정적이다. 한국만의 상황도 아니다. 미국에 버금가는 강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기에 서구에서는 이미 21세기 버전의 황화론(黃禍論)이 등장했다. 지난 20년간 세계 각국의 반중 감정에 관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시진핑 집권 이후부터 주요 국가들에서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가 고조되기 시작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반중 감정이 심화되었다. 한국에서는 2016년 사드 배치를 기점으로 한중 관계가 점차 악화되었고, 중국과의 경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지난 30년을 지나 지금의 젊은 세대 사이에선 혐중 정서가 만연하다. 정치권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 세계적으로 민족주의, 애국주의, 포퓰리즘 흐름이 거세지면서 한국에서도 ‘친중 공산주의자’ 프레임을 활용해 반중 정서 쇼비니즘에 올라타는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노골적이다. 미디어와 정치권에서 반중 정서가 확산되어온 가운데 학계에서는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냉전 시기의 반공주의에 입각하여 중국의 민주화ㆍ시장화를 들여다본 근대화 연구, 미국이라는 제국주의 국가와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에 맞서고 있는 중국을 진보적 변화의 주축으로 보는 관점의 연구, 역사적 사회주의 체제를 일종의 전체주의 사회로 간주하는 시각에서의 연구, 중국의 혁명사 속 대안적 근대화를 밝히는 연구를 비롯하여 중국을 거대한 시장이자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간주하는 상업주의적, 시장주의적 연구 방법론이 주를 이뤘다. 이 책은 이러한 시각이 중국을 우리와는 다른 특수한 장소, 이데올로기, 문화로 타자화하는 시선에서 비롯되었음을 짚으며,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교차하고, 도시와 농촌이 공간적으로 뒤섞이고, 제국과 제3세계적 양태가 겹쳐진 오늘날의 중국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미 세계 속에 깊게 연루된 중국으로부터 더 나은 공동의 미래를 상상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중국과 관련한 오늘날의 논쟁은 우리와 같은 편인지 다른 편인지 가르려는 사람들이 점차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비판적 이해와는 양립할 수 없는 시각이다. 이 책은 중국을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지구 내에 위치시킴으로써 흔히 ‘중국적인 것’으로만 읽히는 문제들이 실제로는 지구적 자본주의의 복잡한 역학 관계와 상호 연결의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현재의 중국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중국은 무엇인가’ 대신,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가 중국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중국은 자본주의 체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로 질문을 바꾸기를 제안한다.” -본문 중에서 ‘중국은 무엇인가’에서 ‘중국과 세계는 어떻게 얽혀 있는가’로 오늘날의 중국을 왜곡 없이 바라보는 인식론적 전환 기존 논의의 한계를 극복할 연구 방법론으로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는 중국을 분석 대상(목적)이 아닌, 세계 공동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주체로 간주하며 지구적 자본주의의 거대한 역동을 이해하는 수단(방법)으로 바라보는 일종의 관계적 관점이다. 서구적 기준으로 아시아를 재단하는 방식을 비판하며 아시아를 수단으로 삼아 서구를 조명한 시도인 ‘방법으로서의 아시아’(다케우치 요시미), 중국을 일반화해 분석 대상으로 삼는 대신 중국을 세계 내 하나의 구성 요소로 보고 각 요소들이 서로를 상호 참조하는 다원적 세계를 인식의 기반으로 두는 ‘방법으로서의 중국’(미조구치 유조)의 계보를 잇는 작업이기도 하다. 즉,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는 근본적으로 세계가 정적이고 고유한 각각의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는 기존의 인식론 대신, 사회적 실재를 역동적이고 연속적이며 과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중국 고유의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된 특수성은 고려해야 하지만, 이를 따로 떼어내 세계와 분리된 요소로 놓고 그 특성만 강조하는 것은 이롭지도 정확하지도 않다고 보는 입장이다. 닫힌 체계의 이론 틀이 아닌 만큼 중국과 세계의 복잡한 연루를 꿰어내는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의 키워드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테지만, 이 책에서는 지금 주목해야 할 다섯 가지 쟁점으로 노동, 디지털 감시(감시 자본주의), 신장 위구르, 일대일로 및 중국의 해외 투자, 교육을 꼽는다. 1장에서는 1990년대 중국이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한 후의 중국 노동 체제를 살펴본다. 중국의 노동 착취가 세계적으로 ‘바닥을 향한 경주’를 촉발했다는 주장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중국의 노동 구조와 노동권이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어떻게 형성되었고 역으로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를 어떻게 바꾸어가고 있는지 그 흐름을 알아본다. 2장 ‘디지털 디스토피아’에서는 중국의 디지털 감시 기술을 포용금융(신용) 시스템의 렌즈를 통해 살펴보고, 이것이 중국만의 독특한 디지털 디스토피아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알고리즘 거버넌스와 감시 자본주의 궤적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동시에 이에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3장에서는 신장 위구르족 및 기타 소수민족에 대한 대량 억류 사태를 분석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과의 유사성과 공모 관계를 알아본다. 이렇듯 불안하고 부당한 상황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다국적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4장에서는 예외적이고 특수한 것으로 간주되어온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해외 투자 계획들이 어떻게 서구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미 활용되어온 프로젝트, 아이디어, 운영 방식에 기대어 구축되었는지 알아보고, 이외 중국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제도들이 기존 서구의 모델을 어떻게 모방하고 참조해왔는지를 분석한다. 5장에서는 중국의 해외 영향력 확대, 서구의 중국 내 영향력 확대 수단이 된 학계를 화두로 가져온다. 대학, 출판, 연구의 신자유주의화가 어떻게 검열을 용인하고 학문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는 장이다. 중국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양태, 세계가 중국을 변화시키는 양태에 면밀히 다가가며 이 책은 결국 ‘친미 대 친중’의 낡고 오래된 진영론에서 벗어나 ‘더 나은 공동의 미래’를 상상해보기를 제안한다. 특별히 한국어판에는 중국 연구의 현황과 앞으로의 연구 과제를 상세히 밝힌 공저자의 후기와 국내 소장학파 핵심 연구자이자 이 책을 번역한 하남석 교수의 촘촘하고 친절한 해제까지 실려 깊이를 더했다. 이 책을 경유해 독자들은 ‘글로벌 민폐 국가’ ‘인권 탄압국’ ‘저물어가는 거대 시장’으로서의 중국이 아닌, 우리가 사는 세계가 무엇을 소외하여 무엇을 축적하고 있는지, 그 거대한 구조에 깊이 연루된 중국의 역동에 다가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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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의 이해
- 저자 : 황균혜
- 출판사 : 학고방
책 소개 개혁 개방 이래 초래된 중국의 경제 도약은 본질적으로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공업화 과정을 신속히 추진했다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 신속한 산업화 진도에 맞춰 중국의 제조업이 끊임없이 성장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중국산 제품을 볼 수 있게 되었다. 2010년 이후, 중국의 공업화는 후기 단계로 접어들면서 중국 역시 세계 생산 1위 제조 대국의 대열에 들어서게 되었다. 규모는 컸으나 강하지 않았던 중국의 제조업은 당시의 기본적인 경제적 정세였다. 그러나 현재 중국 제조업이 발전함과 동시에 일련의 새로운 문제(새로운 도전, 구조적 생산과잉, 산업전환적 업그레이드, 새로운 산업혁명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중 간의 무역마찰도 중국의 제조업과 ‘제조강국 전략’을 겨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미 산업화 후기에 들어선 중국 제조를 어떻게 볼 것인가 그리고 미래 중국 제조업의 발전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매우 중요하고 세계적 화두가 되고 말았다. 작가정보 저자(글) 황균혜 경제학자 1966년생, 제14기 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위원, 경제위원회 위원,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연구원, 중국사회과학원대학 박사생지도교수. 중국기업관리연구회 부회장, 이사장, 국가제조강국건설전략 자문 위원회 위원, 국무원 독점금지위원회 전문가자문조 성원, “제14차 5년 계획”국가발전계획전문가위원회 위원, 국가계량전략자문위원회 위원, 주요 연구분야는 산업경제와 기업관리이다. 번역 유갑곤 경영학자 1987년생, 전북대학교(한국) 경영학 박사, 대외 경제 무역대학(중국) 박사후 연구원, 산동청년정치대학교(중국) 교수, 산동성 행위과학학회 부비서장, 중국 인력자원개발연구회 이사, 주요 연구분야는 인적자원관리, 조직행위, 취업과 창업, 노동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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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문·경제지리
- 저자 : 김동하
- 출판사 : 박영사
작가정보 저자(글) 김동하 경영학자 한·중 수교 후 유학 1세대로서 칭화대학(淸華大學) 경제학연구소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1997년 귀국 후 한국외환은행 경제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중국 금융·투자 환경을 연구하였다. 2000년부터는 포스코 산하 연구소인 POSRI에서 중국산업에 대해 분석하였으며, 민간 연구기관으로서는 최초로 중국에 설립된 POSRI 베이징사무소 대표로 파견(2005~2007)되어 현지에서 실물경제 연구에 주력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국제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2009년부터는 부산외국어대학교 중국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금융과 산업에 대한 연구 능력을 기반으로 『중국의 경영전략』, 『차이나 머천트』, 『중국 거시경제정책과 철강산업』, 『차이나 소프트파워』, 『중국경제론』(공저) 등의 도서를 집필하였다. 최근에는 『위안화 경제학』을 출간하여 제30회 정진기언론문화상(2012)을 수상한 바 있다. 중국지역학회 회장, 대한중국학회 부회장, 한중사회과학학회, 한국동북아경제학회 등에서 임원으로 활동하며 중국 경제, 산업 관련 논문들을 발표하였다. 중국의 주요 산업(철강·자동차·조선·가전·건설) 분야에서 실물·연구·현지 경험을 고루 갖춘 연구자이다. 책 속으로 머리말 중국은 G2라 불리며,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였다. 중국의 인구는 14.1억 명으로 인도 다음 세계 2위이며, 국토 면적은 세계 4위이다. 이처럼 명실상부한 ‘대국’으로 부상하게 된 중국에 대한 이해의 첫걸음은 기본적인 지리정보의 이해에서부터 시작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본책은 중국의 지리를 이해함에 있어 경제, 문화와 같은 인문지리는 물론, 지역학적 특성을 그 범위에 두고 접근하였다. 즉 동서 간 5개의 시차구간이 있음에도 베이징 시간을 표준시간으로 두고 있는 이유와 함께 세계 최고 높이의 에베레스트산과 해발 최저점인 투루판 분지와 같은 지리적 특성도 살펴보고자 한다. 경제지리학(Economic Geography)은 경제 활동 및 경제적 현상을 지역·장소·공간 등 지리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연구하는 인문지리학의 한 분야이다. 지리학은 지역지리학과 계통지리학으로 양분된다. 지역지리학은 특정 지역의 지리적 사물과 형상을 통해 지역성을 규명하고, 계통지리학은 공간 특성에 관한 일반적인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전자에서는 지역의 차이가, 후자에서는 일반성이 강조된다. 계통지리학은 자연지리학과 인문지리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형학, 기후학, 기상학, 토양학, 생물지리학, 측지학(測地學), 해양학, 환경지리학 등이 자연지리학이다. 인문지리학에서는 지역의 인문·사회현상을 사회적 요소들과 관련시켜 연구한다. 경제지리학, 도시지리학, 문화지리학, 역사지리학, 정치지리학, 인구지리학, 교통지리학, 사회지리학, 관광지리학 등이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연구 분야(대·중·소·세분류)에 따르면 본책은 ① 사회과학/지역학/중국, ② 사회과학/지리학/인문지리학/경제지리, ③ 지리학/지역지리학/아시아지리 분야에 해당된다. 경제지리학에 대한 정의를 보면 일본 경제지리학자인 야다 토시후미는 경제의 공간체계를 대상으로 한 지역구조론의 재구축을 통해 세계·국민·지역·기업·정보경제라는 5가지 분야의 공간체계와 상호 관련성에 대해 이론적·실증적 또 정책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공간에서의 생산입지, 즉 상호 관련성 속에서 일들이 발생하는 장소에 관하여 탐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라고 주장하였다. 중국은 1979년부터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하면서 4곳의 경제특구(선전, 샤먼, 산터우, 주하이)를 먼저 지정하고 14개 연해도시를 개방했으며, 이를 점차 내륙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개방을 먼저 한 도시들과 나중에 한 도시들 간 또한 연해와 내륙 도시 간의 지리적 불균등 발전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을 경제지리학으로 분석한다면 중국 특유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왜 나타나게 되었는지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따라서 본책은 중국 내 경제 현상이 지역 또는 공간과 어떤 상관성을 가지고 그에 따라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지 지리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본책 제1장에서는 중국지리를 이해하는 데 기본이 되는 권역 구분법과 지역별 명칭을 서술하였다. 아울러 3대 광역 개발정책(서부대개발·동북진흥·중부굴기)과 도시화에 대해서 분석하였다. 제2장에서는 중국 주변국 현황을 다루었는데, 이는 중국이 14개 국가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본책의 주제는 중국지리이지만, 중국 내 접경지역은 바로 인접한 국가의 경제·사회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제3장에서는 중국의 31개 성, 직할시, 자치구와 2개의 특별행정구(홍콩·마카오)를 7개 권역(화북, 동북, 화동, 화남, 화중, 서북, 서남)으로 나누어 지리적 특성, 경제환경, 발전계획 등을 살펴보았다. 획일적인 통계의 나열보다는 소수민족자치구의 경우 그 역사 배경과 민족 특성을 살펴보고, 경제가 발달한 연해지역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시진핑 정부는 2013년 집정하면서 ‘자유무역시험구’를 전국 각지에 설치했는데 2024년 5월 말 기준 중국 내 22개 지역에 개설되어 있다. 시진핑의 ‘경제특구’라 불리는 자유무역시험구의 특성, 배경, 위치, 최근 실적 등을 분석하였다. 필자는 한중 수교(1992) 전인 1991년에 인천-웨이하이 간 페리를 타고 중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 대학원생, 베이징주재원, 교수로서 30여 년간 중국 각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부산외대에 교편을 잡고 중국 지역학 전문가로서 중국의 31개 성·직할시·자치구 수도(省會)를 모두 방문하겠다는 필자의 목표를 최근 해남성 하이커우 방문으로 달성하기도 하였다. 본책 출간의 배경 중 하나는 지금까지 연구자로서 살펴본 중국을 정리하려는 염원도 있다. 본책은 필자가 부산외대출판부에서 2013년에 발행한 『중국지리의 이해』에 기본 얼개를 두고 있다. 대학교재 스타일로 구성된 위 책과 달리 본책은 꼭 필요한 중국지리 정보를 인문적 고찰 및 경제적 분석과 함께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새롭게 집필한 결과물이다. 단행본이라는 한정된 분량에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중국지리를 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지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제·사회·문화적 특성이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필자는 2019년부터 ‘두피디아 여행기(두피디아T)’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지면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해 오고 있다. 지금도 매월 게시하고 있는 ‘두피디아T’의 원고, 동영상, 사진 자료를 통해 중국 각지의 인문·경제지리를 온라인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필자는 본책 출간 이후에도 꾸준한 온라인 집필 작업을 통해 중국 인문·경제지리의 변화를 쫓아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계획이다. 남산동 연구실에서 저자 김동하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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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쉬톡의 공습 - 알리, 테무, 쉬인, 틱톡샵의 실체와 우리의 대응 전략
- 저자 : 박승찬
- 출판사 : 더숲
책 소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틱톡샵의 대공습이 시작됐다! 국내 최고의 중국 경제 전문가 박승찬 교수의 심층 분석과 긴급 진단 KBS 〈이슈 픽, 쌤과 함께〉 화제의 강연! 얼마 전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져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요동치고 우리 사회가 출렁거렸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척했던 이들이었지만 직매입과 초저가로 무장한 가격 경쟁과 새벽 배송 시스템과 같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발 빠른 성장을 꾀하지 못했고, 결국 회생 절차 개시와 파산을 놓고 기로에 서게 되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유통 시장은 이른바 C-커머스(China E-Commerce)의 등장으로 또다시 요동을 치고 있다. 《알테쉬톡의 공습》은 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중국 해외 직구 플랫폼이자 C-커머스의 대표 주자인 알테쉬톡(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틱톡샵)의 실체를 알리고 그들의 등장이 전 세계를 어떻게 뒤흔들고 있으며, 미국을 위시한 세계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국내 시장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우리 기업과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꼼꼼한 자료와 연구를 바탕으로 날카롭게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유통의 변화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C-커머스의 공습이 낳을 세계 경제 패권의 변화와 흐름, 그것이 우리 개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알려주고 그 흐름 속에서 기업과 국가는 어떠한 전략과 방향키를 잡을 것인지를 숙고하게 한다. 특히 미·중 갈등의 가장 첨예한 문제이자 모든 국가들이 각종 규제와 방안을 통해 주시하고 있는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가능성, 중국 내의 인권 침해와 강제 노동 하에 만들어진 물품의 제조 생태계로의 유입 여부에 관한 이슈들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저자인 박승찬 교수는 중국 경제, 미ㆍ중 패권 경쟁과 중국 이커머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을 제공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단순히 중국 경제를 연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기업과 정부가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4년 3월, KBS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와 그에 대한 한국의 대처 방안을 중심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박승찬 대학/대학원 교수 경영학자 중국 경제, 미·중 패권 경쟁과 중국 이커머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통찰을 제공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 용인대학교 AI융합대학 중국학과 교수로, 사단법인 한중연합회 회장 및 산하 중국경영연구소 소장, (사)한국동북아경제학회 회장, 한중사회과학학회 부회장, 코트라KOTRA 한중 FTA전문위원, 인천광역시 인차이나 포럼 조직위원 등 다양한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 경제통상관 및 중소벤처지원센터장(1999~2004년),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객원 교수, 칭화대학교 한국 총동문회장 등 활발하게 활동하며 3,500개가 넘는 우리 기업의 대중국 진출을 직접 현장에서 지원하고 있다. 한편 2010년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1년 6개월, 2022년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교에서 1년간 미·중 전략 경쟁과 첨단 산업, 경제 관계를 연구했다. 미·중 패권 경쟁, 한중 경제 관계 등 다양한 중국 관련 주제로 신문 칼럼과 방송, 유튜브 등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등 정부 부처 공무원 대상 특강과 삼성, LG, SK,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CJ, 포항제철, 롯데 등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혁신 경제와 미·중 기술 패권 등 다양한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그의 강연은 KBS 프로그램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도 크게 주목받았는데, 특히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와 그에 대한 한국의 대처 방안을 중심으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국의 경제 정책, 반도체 산업,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전략적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해 국내 시장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중국 경제를 연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기업과 정부가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중국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서로는 《THE CHINA 더 차이나(2020년)》, 《DEEP CHINA 딥 차이나(2022년)》, 《국익의 길, 미·중 패권 경쟁에 맞서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2022년)》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센서타워 자료에 의하면 테무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함으로써 미국 소비자가 매주 평균 테무 플랫폼에 체류하는 시간이 23분이나 되며, 이로써 아마존(18분)과 월마트(14분)를 추월했다. 슈퍼볼과 같은 단기성 광고뿐만 아니라 1년 내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디지털 광고에도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의 주가가 최근 급등한 배경에는 테무의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다. 2023년 테무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광고비로 지출한 금액만 12억 달러에 이르는데, 테무의 글로벌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해 아마존도 경쟁적 차원에서 메타 광고 비용을 많이 지출하게 되면서 메타의 수익이 늘어난 것이었다. 아마존과 테무의 글로벌 마케팅 경쟁 속에서 메타가 실익을 챙기는 셈이다. - 〈1장 살벌한 광고 경쟁 속에서 메타(META)만 돈 버는 구조〉 중에서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 거래 규모가 세계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데 있다. 또한 전체 소매업 판매액 중 이커머스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이커머스 침투율도 매우 높다는 것이다. (중략) 둘째, 한국의 최적화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을 넘어 한국을 경유해 제3국 시장으로 제품을 보낼 경우 물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당면한 물류비 적자 부분을 해소하는 데 한국만큼 좋은 국가가 없다. (중략) 셋째, 동남아 시장에 불고 있는 한류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K콘텐츠 기반의 제품은 이는 단순히 중국 제품을 넘어 한국 제품을 팔고 있는 K베뉴를 의미한다. 커져 가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기에 한국만큼 좋은 곳이 없을 것이다. - 〈2장 빠른 용, 알리익스프레스_일대일로 전략과 글로벌 확장〉 중에서 테무의 강점은 모회사 핀둬둬 홀딩스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기반으로 하는 초저가 가격 경쟁력이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Shop likea Billionaire)’라는 테무의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1달러짜리 신발·와이셔츠·청바지 등 알리익스프레스를 넘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 경쟁력이야말로 테무 성장의 1등 공신이다.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한 것일까? 핵심은 셀러 이윤을 테무가 직접 보조금을 통해 지급하는 방식과 내부 가격 경쟁 시스템에 있다. - 〈2장 초저가 가격 경쟁력 _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 중에서 ‘한우를 이렇게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알리익스프레스밖에 없어요!’ ‘국산 계란 30알을 천 원에 어디서 살 수 있겠어요.’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국산 신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경쟁 플랫폼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니 한국 제품을 사기 위해 알리 플랫폼으로 유입되는 소비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제품으로 유인해 중국산 제품의 매출을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산만 판매하는 C-커머스의 영향력이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C-커머스는 더욱 진화하며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 것이다. - 〈4장 초저가 가격 경쟁력 _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 중에서 출판사 서평 30초당 93억 원 하는 광고 6회 송출, 상상을 초월하는 초저가 정책, 흥미(fun) 커머스… 알테쉬톡은 무엇이고 그들은 어떻게 빠르게 전 세계를 집어삼킬 수 있었을까 알테쉬톡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틱톡샵을 가리키는 말로, 이 해외 직구 플랫폼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저렴한 가격과 AI, 빅데이터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그들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시대를 파고든 초저가 정책이다. 고물가 시대에 초저가 정책, 물량 공세와 함께 끊임없는 할인 쿠폰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3고 시대(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소비자 심리를 계속 파고드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단지 100달러로 다른 디자인의 청바지 3벌과 후드티 2벌, 티셔츠, 패션모자 등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품질도 이 정도면 쓸 만하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어디서 사든 결국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중간 유통 과정이 사라지면서 가격 거품이 빠진 제품에 끌리게 마련이다. 둘째, 플랫폼이 모든 것을 대행해 주는 ‘일괄위탁운영관리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중소기업 셀러를 위한 방식으로, 계약 이행ㆍ창고ㆍ결제ㆍ유입량ㆍ물류 배송ㆍ반품ㆍAS 등의 모든 판매 프로세스를 플랫폼이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중소 셀러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일련의 모든 단계를 중국 콰징(해외 직구) 플랫폼들이 대행하기 때문에 중소 셀러들은 충분한 물품 공급원을 확보해서 창고까지 입고만 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중소 셀러 입장에서는 훨씬 편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 돈을 불 지르는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이다. 그들은 중국에서 일명 ‘사우첸’이라고 불리는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 사우첸은 ‘돈을 태운다’ ‘돈을 불지른다’는 뜻이다. 전통적인 중국의 비즈니스 방식으로 경쟁 업체를 광고비로 따돌려서 죽이기 위해서 일단 지르고 보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 다음, 소비자들을 록인(Lock-in)시키기 위해 제품을 다양화ㆍ현지화하여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쓴다. 최근에 벌어진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의 가장 대표적인 업체는 2024년 30초당 무려 93억 원 정도 하는 광고를 무려 6번 내보내, 미국 슈퍼볼 경기에서 한 회만 558억 원의 광고비를 지출한 테무다. 마지막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쇼핑을 한 번에 하는 흥미(fun) 커머스다. 흥미 커머스는 특히 젊은 층의 큰 호응을 얻으며 소비를 자극하고 있는데, 흥미 커머스의 대표 주자는 단연 틱톡샵이다. 소비자는 재미있는 틱톡의 짧은 영상 콘텐츠 피드를 스크롤하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이 나오면 앱을 종료하지 않고 간편하게 바로 결제ㆍ구매할 수 있다. 재미와 흥미에 쇼핑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이커머스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알테쉬톡의 공습으로 비상 걸린 세계 각국. 무너지는 중소 제조 생태계, 사라지는 일자리, 위해제품의 유입, 지재권 침해… 많은 국가들이 알테쉬톡의 공습으로 국가 경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히 중소 제조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고, 일자리마저 사라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만 2023년 한 해 동안 1만 명의 패션 업계 종사자가 직장을 잃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프랑스는 테무와 쉬인을 환경 및 노동 착취 등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프랑스 섬유 산업과 의류 산업에서의 경제 주권 면에서도 바라보고 있다. 테무와 쉬인의 공습으로 인해 프랑스의 지주 산업이라고 볼 수 있는 패션 의류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위해제품의 유입도 각국의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독일 기술검사협회(TUV)가 테무 플랫폼에서 구매한 폴로 셔츠에 대한 유해 성분을 조사한 결과, 셔츠 단추 하나에서만 유럽 기준치의 40배에 달하는 프탈레이트 가소제(DBP)가 검출되었다. 프탈레이트 가소제는 여성 불임이나 남성 호르몬과 정자 수 감소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분류되어 독일에서 엄격히 관리하는 유해 성분 중 하나다. 또한 임산부에게 노출될 경우 태아에게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어 테무 앱 사용 금지 혹은 규제 방향에 대한 의회 차원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외에 미국의 랄프로렌과 선글라스 업체 오클리는 쉬인을 상대로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고소하는 등 알테쉬톡 공습에 적극 대응하고 있고, 인도 정부는 사이버 공간의 안전과 보안, 국민 이익을 근거로 2020년 6월 틱톡·쉬인·위챗·알리바바 모바일 앱 등 267개의 중국 스마트폰 앱 사용을 잠정 금지했고, 2023년 기준 약 300개에 이르는 중국 모바일 앱 사용을 막았다. 알테쉬톡 공습에 대한 국내 현황과 우리의 대응 전략 저자는 C-커머스가 우리 산업 생태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은 시간 차를 두고 서서히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며,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첫째, C-커머스 플랫폼에 의한 지분 인수 또는 우호적 M&A의 가능성이다. 쿠팡과 네이버의 2강 플랫폼을 제외한 중견ㆍ중소 유통 플랫폼의 매출 하락이 지속되고 적자 경영이 가시화될 경우, C-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중소 유통 플랫폼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우호적 M&A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C-커머스로 이용자 수 및 매출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실제로 홈플러스의 경우 치열한 국내 유통 경쟁 현실과 4조 원이라는 인수 금액을 고려할 때 알리바바를 제외하고는 다른 국내 대기업이 인수할 가능성이 낮다. 둘째, 국내 인터넷 통신 판매 기업 및 개인 사업자들의 폐업이 가속화될 가능성이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통신 판매업체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활 용품이나 의류·신발 및 잡화 등 공산품을 구매한 뒤 국내에서 중간 마진을 붙여 되파는 비즈니스 형태로, C-커머스 플랫폼으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이 사업자들 대부분은 중국에서 물건을 사입해 국내 네이버·쿠팡·11번가 등에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한 사람들이다. 행정안전부 지방 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의하면, 2023년 국내 인터넷 통신 판매 사업자의 폐업이 7만 8,580개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셋째, 수입 유통 생태계의 위기다. 한국 산업 생태계에서 수입 유통 분야 역시 고용·세수·물가 안정 등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 원부자재 및 관련 공구 제품 대부분은 독일·일본·한국 등 외국산 제품에 의존해 성장했다. 그만큼 한국 내에서 제조하는 것보다 수입해서 유통하는 구조가 더 경제적이고 마진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용재협회, 한국공구철물산업협동조합 등 국내 산업용 공구·부품·제품 등을 수입해 판매하는 기업들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넷째, 무너지는 국내 중소 제조 기업 및 소상공인 제조 생태계다. 국내에 얼마 남지 않는 공산품과 의류·가방·신발·잡화 제조 공장들조차 버티기 힘들어 폐업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에서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 납품하는 의류·신발·잡화 품목을 생산하는 중소 영세 제조 기업들은 이미 C-커머스의 직접적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고, 지방에 있는 중소 제조 기업들의 폐업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생태계뿐만 아니라 국내 얼마 남지 않은 제조 생태계도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시급히 해야 할 일들에 관한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테무를 통해 판매되는 대부분의 산업용 제품은 중국 내에서 인증도 받지 못한 제품이 대부분이므로, C-커머스 플랫폼들이 중국 제품을 입점시킬 때 위해제품 관리 강화 차원에서 관련 80개 품목에 대한 중국 내 인증을 받은 기업을 입점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최소 기준 면세 한도에 대한 조정을 고민해야 한다. 그 외에도 국내 제조 및 수입 유통 기업들이 주장하고 있는 직구 제품의 재유통 이슈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 강화, 국내 소비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기업이 생존을 위해 마련해야 할 문제들도 큰 시각으로 함께 고민하고 세부적인 실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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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후반 한중관계사론
- 저자 : 김형종
- 출판사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책 소개 19세기 후반 조선-청의 외교 관계에 나타난 ‘편법’ 외교라는 특성 이 책에서는 특히 19세기 후반 조선(한국)과 청의 외교적 관계의 특성을 ‘편법’ 외교라는 개념으로 정리하고 있다. 천조상국(天朝上國)을 자처하면서 조선을 ‘속국’으로 간주하였던 청은 19세기 중반 이후 서구의 도전 아래 대등한 독립 주권 국가 간의 관계를 전제로 하는 근대적 외교 체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천조상국이라는 체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청은 마지막 조공국으로 남은 조선에 대해 전통적 조공 관계와 근대적 외교 관계가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그 사이의 빈틈을 노리는 ‘편법’을 계속 모색하였다. 조선은 속국이지만 종래 내정·외교는 스스로 해 왔다는 ‘속국자주’론이나 조선이 서구 국가와 조약을 체결할 때마다 각국에 보내도록 요구한 ‘속방조회’라는 것은 그 대표적 사례가 된다. 이를 통해 청은 ‘속국’ 조선을 근대적 식민지·보호국으로 ‘치환’하려는 사고를 보여 주었으며, 이후 조선과의 외교 관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상국의 ‘체통’에 얽매이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김형종 교수는 이러한 설명을 통해 청이 근대적 외교 체제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관념을 받아들이는 데 여전히 큰 한계가 있었음을 입증하였다. 이 점은 조선과 청이 근대화에 실패한 점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논파하고 있다. 작가정보 김형종(金衡鍾) 서울대학교 역사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중국근대사를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아틀라스 중국사』(공저), 『청말 신정기의 연구』, 『1880년대 조선-청 공동감계와 국경회담의 연구』가 있고, 역서로 『신중국사』, 『중국현대사상사론』, 『진인각, 최후의 20년』, 『1880년대 조선-청 국경회담 관련 자료 선역』, 『서문으로 보는 중국의 역사 사상』, 『복혜전서』 1-3, 『국역 《청계중일한관계사료》』 1·2·3·4·5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청의 조선 정책은 1882년을 전후하여 분명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고 해도 좋다. 이른바 유길준의 ‘양절체제’론이나 권혁수가 제기한 ‘하나의 외교, 두 가지 체제’라는 분석의 틀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시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당시 청과 조선의 관계는 전통적 상국-속방 관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근대적 종주국과 속국(보호국)의 관계가 아닌 애매모호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데다가, 이것은 만국공법이나 조약을 통해 새로운 시대변화에 맞춘 관계로 전환하려는 노력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청 말 수많은 관료·사대부들이 조선의 외교나 정치를 “청이 대신해서 [조선의 정치를] 주지하는(‘代爲主持’)” 방안으로 조선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과 통제(內地化나 州縣化, 監國大臣의 파견이나 保護國化 등)를 제안하였지만, 실질적으로 청의 조선 정책을 책임진 직예총독 겸 북양대신 이홍장은 시종일관 청이 뒤에서 “몰래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密爲維持保護)”을 선호하는 태도를 고집하였다. 그는 조선에 대한 통제권 강화에는 기본적으로 동조하면서도 고위 관료나 감국을 파견하게 되면 사사건건 열강에 대해 중국이 그 책임을 지게 될 뿐만 아니라 중국이 지금까지 간여하지 않았던 조선의 국내 정치에 개입하면 이러한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속국자주’론에서의 이탈)은 조선의 강력한 반발을 살 것이라는 우려를 내세워 이를 줄곧 반대하였다. 이것은 시종일관 견지되는 이홍장이나 청 조정의 조선에 대한 거의 일관된 정책이었다. 본문 14쪽 대등하고 독립한 주권국가 사이의 교섭이라는 원칙을 수용하는 것 자체가 중국과 주변 국가의 위계질서를 전제로 한 천조체제를 바탕으로 삼는 청 왕조의 정통성·정당성을 부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이러한 ‘치환’의 희망은 여전히 근대적 국제질서의 전면적인 수용을 거부하면서 무너져 가는 천조체제와 천하관념을 억지로 지탱하려는 집착을 버리지 못한 청의 일방적 ‘상상’과 ‘희망’에 지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청·일전쟁에서의 청의 패배와 이후의 사태 전개에 보이는 국제법, 나아가 힘의 논리를 기반으로 하는 제국주의의 전성기라는 현실 세계의 정치적 전개는 이러한 상상과 희망의 실현을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52쪽 조선이 문호개방 정책을 취하던 초기에 청의 협조를 간절하게 원하였던 것과는 달리, 1880년대에 들어와 청의 개입이 본격화되어 조선의 왕권과 국정에 심각한 잠재적인 위협으로 등장하자, 도리어 조선 측의 반발이 강력한 움직임으로 나타나게 된 것은 앞으로 살펴볼 양국 관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색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양국 관계가 가장 밀접하면서도 동시에 조선의 반발이 가장 강하였던 갈등과 마찰의 시기로, 수백 년에 걸친 양국 관계에서는 오히려 예외적이었던 시기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255쪽 이화원이 1860년 영국·프랑스 연합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지 이미 20년이 지났는데, 광서제를 사실상 괴뢰로 만들어 권력을 독점한 자희태후는 광서제가 성년이 되어 친정을 하게 되면 ‘귀정(歸政)’한 다음 노후를 보낼 곳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1886년부터 이화원 공사를 시작하는 사치를 마다하지 않았다. 청불전쟁이 끝난 다음 거의 1천만 냥에 가까운 경비가 들어갔다고 하는 이화원의 재건을 주동한 책임자 순친왕 혁현(광서제의 親父)은 1885년 성립된 해군아문대신(海軍衙門大臣)으로 9년 동안 재임하는 도중, 그 경비를 여기에 빼돌리느라 단 1척의 새로운 군함도 구매하지 않았다. 따라서 청·일전쟁 패배의 ‘원인(遠因)’은 「천진조약」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점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청 말자강운동의 ‘실패’ 원인을 중심 지도층의 소질 불량과 관련하여 논의할 경우, 무엇보다도 거기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것은 장기적인 정치적 통찰이나 계획이 전혀 없었던 자희태후, 즉 그녀의 ‘오국(誤國)’·‘화국(禍國)’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오늘날의 이화원의 곤명호에는 여전히 자희태후가 해군아문 경비를 빼돌려 만든 대리석 유람선이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면서, 청 조정의 무능과 부패를 여실히 상기시켜 주는 상징으로 남아 있다. 480-482쪽 이 때문에 ‘평행지국’으로서의 양국의 외교 관계가 20세기에 접어들 무렵에야 정식으로 출범하였지만, 양국이 그러한 관계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중국의 의화단 사건이나 러·일전쟁 등 국제적 격변이 거듭되고, 일본의 한국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양국의 외교 관계는 곧바로 중단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외교권이 박탈된 「을사조약」 후인 1906년 2월 총리아문은 다른 나라처럼 주한 공사를 철수시키고 대신 총영사 마정량(馬廷亮)을 파견하였다. 1910년 대한제국이 일본에 합병되고, 1911-1912년의 신해혁명으로 청이 무너지면서 그는 청에서 파견한 마지막 총영사가 되었다. 이후 거듭된 정치적 격변으로 말미암아 주지하듯이 양국이 다시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하기까지 상당한 긴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청·일전쟁의 패배로 확인되는 중국의 조선 정책의 실패가 양국이 거의 비슷한 무렵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몰락’을 맞이하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은 광서제가 ‘보거순치(輔車脣齒)’로 표현하였던 양국 관계가 지닌 무게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8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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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필패
- 저자 : 야성 황
- 출판사 : 생각의힘
책 소개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 MIT 교수 야성 황이 파헤친 중국식 국가 확장의 역사와 한계 2018년 국가 주석 임기 제한이 폐지되면서 중국은 사실상 시진핑 1인 독재 체제로 돌입했다. 이후 중국은 세계 질서에 가히 위협적이라 할 수 있는 행적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까? 현 MIT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중국-인도 연구센터 주임인 미국 내 중국 전문가 야성 황 교수는 과거의 문명국가, 현대의 문제국가 중국을 읽는 새로운 접근, ‘EAST 공식’을 제시한다. 시험(Examination)과 독재(Autocracy)와 안정(Stability)과 기술(Technology) 네 가지 주제의 머리글자를 딴 이 공식은, 현대 중국을 존재하게 한 ‘국가 확장 공식’을 가리킨다. 중국인의 인식론 바탕에는 EAST의 첫 글자이자 토대가 되는 시험, 과거(科擧) 제도가 있다. 587년 수나라에서 처음 개발된 이후 오늘날 가오카오(GAOKAO, 高考)까지 이어진 ‘과거 메커니즘’은 중국 사회를 지배해오면서 ‘독재’ 체제 속에서 ‘안정’을 가능하게 했고 국가 주도 ‘기술’ 발전을 촉진시켰다. EAST 공식은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인가? 중국의 야욕이 세계 질서를 흔드는 이때, 이 책은 거대한 시한폭탄의 해체도면을 그리며 중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균형을 제안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야성 황 대학/대학원 교수 Yasheng Huang, 黄亚生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 중국-인도 연구센터 주임. 1960년 베이징 출생, 1985년 하버드 대학교 행정학부를 졸업하고 1991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푸단대학교,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재직했다. 저서로는 《중국 특색의 자본주의Capitalism with Chinese Characteristics》《중국을 세일즈하다Selling China》《중국의 인플레이션과 투자 통제Inflation and Investment in China》 등이 있다. 번역 박누리 미술평론가/칼럼니스트 20대에는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로, 30대에는 한국과 일본 굴지의 테크 기업에서 자본 시장 업무를 담당한 테크업계 금융인으로 살았다. 현재는 한국의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인문학적 두뇌와 자본 시장의 감성을 품고 다양한 온라인 미디어에 기고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온 메시지》《재닛 옐런: 유리 천장을 뚫은 우리 시대의 경제학자》 등이 있다. 추천사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잊히고 생략된 시절인 중국의 80년대를 재발견하는 데서 출발하여 오늘날 시진핑 시대를 해석하고 전망하는 놀라운 책이다. 대가만이 할 수 있는 집요한 스토리텔링에 빠져들어 책에서 손을 떼기가 어렵다.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지금 온갖 중국 이야기가 넘쳐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남보다 한 차원 더 깊은 비밀과 통찰에 도착한 자의 뿌듯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중국 必敗와 必覇, 둘 중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독자 몫을 남겨 놓은 한국어판의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읽고 판단하기 바란다. 앤드류 네이선 (〈포린 어페어스〉) 책 제목의 EAST는 중국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부제에 나열된 중국 역사의 네 가지 열쇠를 의미하기도 한다. 6세기에 시작된 중국의 과거 시험은 엘리트 계급을 지향하는 이들이 국가에 봉사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단결하도록 강요했다. 독재는 국가 내부의 세력 간 균형과 국가 외부의 사회적 권력 중심을 제거함으로써 성장했다. 중국공산당은 이러한 오랜 전통을 나름의 독자적인 형태로 도입함으로써 자해에 가까운 혼란에도 불구하고 권위주의 체제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 왕조들이 최고 수준의 안정을 위해 치른 대가는 기술의 침체였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개혁주의 지도자들은 혁신, 기업가 정신, 경제 성장을 위해 시스템을 개방했다. 그러나 이제 저자는 시진핑의 현대화된 제국주의 통치와 자유에 대한 탄압이 중국이 짧은 기간 누렸던 역동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예측한다. 저자만의 광범위하고 흔들림 없이 예리한 분석은 시진핑의 ‘중국몽’이 문자 그대로 일장춘몽에 불과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민신 페이 (〈차이나 쿼터리〉) 놀랍도록 독창적이고 명석하며 통찰력 있는 이론적 주장은 물론 방법론적 완성도 역시 주목할 만한 책. 광범위한 비교 사례와 탄탄한 통계 분석을 활용하여, 한 제도의 도입이 중국 역사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는지 설명한다. 우아하고 이해하기 쉬운 스타일로 쓰여 학부생과 대학원생 모두에게 완벽한 교과서가 될 것이다. 출간과 동시에 고전에 반열에 오를 만한 책. 이론적 야망과 학문적 빼어남을 보여주는 영감이 가득하다. 책 속으로 과거 제도는 중국 사회의 사분면과 역사를 넘나들며 깊이 침투했다. 중국의 모든 것을 아우르며 수많은 중국인의 시간과 노력을 무지막지하게 요구했고, 가치, 규범, 사유의 인큐베이터가 되어 중국인의 정신적 기반에 자리하는 이념과 인식론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 제도는 또한 국가의 권력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국가 기관이기도 했다. 국가는 직접적으로는 최고의 인적 자본을 독점했고, 간접적으로는 종교 기관, 상인 집단, 지식인 집단이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사회적 접근을 박탈했다. _13쪽, 머리말 동질성(homogeneity)과 이질성(heterogeneity)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은 규모와 범위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오늘날까지 중국 역사의 기저에 흐르는 근원적인 주제이다. 진승·오광의 난은 규모와 범위의 복잡성을 무시할 경우 위험을 자초한다는 교훈을 드러낸다. 중국의 통치자들은 이러한 긴장이 발생할 때 동질성을 위해 이질성을 희생시키는 방식을 사용해 왔다. 이데올로기에서는 유교나 공산주의라는 하나의 사상이 다른 사상을 죽이면서 힘을 얻었다. 정치에서는 황제나 중국공산당 총서기 등 단 한 명의 통치자가 다른 권력 중심들을 눌렀다. 관료 사회에서는 한 유형의 인적 자본인 유학자 관료들, 또는 테크노크라트들이 다른 유형의 인적 자본을 몰아냈다. _21~23쪽, 서론. EAST 공식이란 이 책의 핵심은 중국의 독재가 깊숙이 뿌리내리며 확고하게 지속해온 토대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효과적인 독재 실행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이다. EAST 공식의 첫 글자인 관료 채용 시험과 능력주의는 여러 세대에 걸친 중국 독재자들의 손끝에서 이러한 동질화 실행 도구가 발명되고, 확장되고, 성숙한 과정을 설명하는 데 중심적으로 등장한다. _42~43쪽, 서론. EAST 공식이란 국가는 규모와 범위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유지해야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진나라는 문자 그대로 균형을 잘못 잡음으로써 자멸했고, 수나라는 범위 조건을 무시해 중국의 기술 우위를 낭비했다. 시진핑은 개혁개방 시대의 수많은 이질성을 말살함으로써 이전 시대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와 기술을 망가뜨리고 있다. _54쪽, 서론. EAST 공식이란 역사학자 첸무는 팔고문을 가리켜 “인간 재능의 가장 큰 파괴자” 라 불렀다. 그러나 팔고문이 채택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태생적으로 주관적인 주제에 객관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또 지원자 후보군이 크면 클수록 표준화된 형식이 필수적이다. 확장은 표준화를 요구했다. _97쪽, 1장. 규모 확장 수단으로서의 과거 제도 1978년에서 2018년 사이 개혁개방을 내세운 중국공산당은 그 균형을 찾아냈다. 개혁개방주의자들은 지방에 상당한 수준의 자율을 부여하여 ‘M자형 경제’로 알려진 구조 안에서 신생 기업의 진입과 경쟁을 가능하게 했다. 동시에 지나친 지역 자율의 잠재적 위험도 간과하지 않았고, 중국공산당의 중앙집권적 인사 관리의 틀 안에 M자형 경제를 집어넣었다. 그 결과 탄생한 시스템은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자율을 제약하고, 그 시스템 안에서 활동하는 주체들의 인센티브를 형성하고 구조화한다. _106쪽, 2장. 중국의 조직화 - 그리고 중국공산당 나는 1장에서 과거 중국 제국이 고도로 형식화된 과거 시험의 성과에 따라 확장되었다고 가정했었다. 그렇다면 그 과거 시험 성적에 상응하는 현대의 능력주의적 성과 지표는 무엇일까? 바로 GDP이다. 여기서는 GDP라는 단일 지표에 기반한 인사 통제와 M자형 경제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장르가 있다. 전자에는 후자의 존재가 필수다. _122쪽, 2장. 중국의 조직화 - 그리고 중국공산당 조지프 헨릭은 자신의 저서 《위어드》에서 왜 서양이 다른 문명들과 다른지 그 문화적, 심리적 뿌리를 탐구한다.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빈곤과 퇴보에 빠져있던 시기에 서양은 처음으로 교육, 산업화, 부, 민주주의를 이룩했다. (…) 매우 흥미로운 접근 방식이지만, 그의 공식을 중국에 적용하면 눈에 띄는 변칙이 나타난다. 고대 중국의 특징은 사회 엘리트층을 넘어선 대중적 문해력이었지만, (그의 주장대로라면) 문해력에 기인해야 하는 근대화의 효과는 전혀 얻지 못했다. 중국의 문해력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다. 즉, 높은 수준의 기초 문해력이 더 폭넓고 보편적인 문해력을 위한 씨앗을 심지 못했다. EAST 공식은 중국의 문해력이 오히려 정반대 효과를 낳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_176~177, 3장. 사회 없는 국가 표준화된 시험은 정답과 가치 정렬을 위해 권위에 의존하고 숭앙하는 정신적 습관을 만든다. 또한 표준화된 시험은 교육학자들이 복잡하고 이질적인 사회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가는 데 필수적인 정신적 특성이라고 분류하는 것들을 평가절하한다. 여기에는 비판적 사고(의견의 독립성, 논리와 추론에 대한 신뢰), 다양성 인정(우리 주변의 세계가 이질적이라는 인식), 공감(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능력)이 포함된다. 과거 제도는 이러한 자유주의적 가치를 모조리 부정한다. _184~185쪽, 3장. 사회 없는 국가 순응이 승리의 공식이었다. 이 강력한 문화적 전통에 젖어 있는 수험생들이 개인적 요소에 집중하지 않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 전제 국가는 과거 시험을 통해 인간의 관점뿐 아니라 정치의 공통 언어까지 독점했다. _187쪽, 3장. 사회 없는 국가 덩샤오핑, 후야오방, 자오쯔양이 이끌었던 1980년대는 시진핑의 중국이라는 시점에서 보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1980년대 중국을 특징짓는 놀라운 수준의 권력 분산, 이념적 다양성, 눈부신 경제 성과는 1989년 6월 4일 천안문 항쟁 이후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자마자 이러한 업적들을 가능하게 했던 정치 개혁을 전부 뒤집으면서 끝장났다. 혁명 원로들은 천안문 이후 당 지도부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권력 중심을 희생시키면서 중국공산당 총서기라는 단 하나의 직책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러한 누적 투자의 수혜자가 바로 시진핑이다. 역설적으로 천안문은 미래의 독재자를 위한 길을 열어준 것이다. _197쪽, 4장. 권위주의적 평균으로의 회귀 천안문 이후 중국 지도부는 왜 국유기업 민영화와 외국 자본에 대한 개방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도 농촌 기업가 정신은 억압했을까? 순수하게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1990년대의 이러한 편향된 자유화는 1980년대와 비슷한 GDP 성장률을 가져왔다. 하지만 여기에는 정치적인 계산이 있었다. 이 전략은 중국 역사에서 수직적 자본주의, 즉 국가에 의존하는 자본주의를 재창조했다. _226쪽, 4장. 권위주의적 평균으로의 회귀 덩샤오핑과 천윈은 입헌 민주주의는 배제했지만, 적어도 세 개의 통치 기관인 중앙정치국 상임위원회, 중앙군사위원회, 국가 주석에게 권력을 분산하기 위해 의미 있고 합리적인 방식을 취했으며, 중국 정치 체제에 견제와 균형의 역학을 잠재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중앙고문위원회를 창설했다. 다시 말해, 그들은 마찰적인 독재 체제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1989년 이후 이 체제를 스스로 말살해 버렸다. 오늘날 인격 숭배가 부활하고 문화대혁명의 ‘지저분하고 잔인하며 짧은’ 정치의 망령이 또다시 중국을 배회하고 있다. 2022년 10월 제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은 두 전임자가 세운 선례를 깨고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중국은 재앙과도 같았던 마오쩌둥의 종신 집권 체제로 완전히 돌아갔다. 마오쩌둥 시대는 독재적이었고 경제적 파탄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권력 투쟁과 후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향후 중국을 기다리고 있는 불길한 미래일지도 모른다. _244~245쪽, 4장. 권위주의적 평균으로의 회귀 즉, 중국식 시스템은 적합한 사람을 포용하고 부적합한 사람을 배제하는 데 탁월했다.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면서도 통치에 대한 도전은 피해갈 수 있었던 그 시스템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인적 자본에 등수를 매기는 것이었다. 합리적인 독재자가 이러한 시스템을 고안한다면 과거 제도와 매우 흡사할 것이다. _267~268쪽, 5장. 무엇이 중국의 전제 정치를 안정적으로 만드는가? 유교는 본질적으로나 통치 수단으로서나 독재자의 이데올로기이다. _282쪽, 5장. 무엇이 중국의 전제 정치를 안정적으로 만드는가? 중국공산당은 ‘시스템’을 사람들의 집합이 아니라 (조직 경제학의 언어로 표현하자면) ‘서로 연결된 계약들이 집합’, 즉 인센티브와 규칙과 제약의 집합과 배열로 보는 태도 덕분에 생존했다. 이 개념에서 시스템을 바꾼다는 것은 산수 계산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반부패 캠페인을 벌여서 10만 명의 부패 공무원이 숙청되면, 국가는 전체 명단에서 10만 명을 뺀 만큼 더 깨끗해진다. 100만 명의 공무원이 숙청되면 국가는 100만 명만큼 더 깨끗해진다. _299쪽, 6장. 털록의 저주 나는 중국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기로 220년부터 581년까지, 즉 위진남북조 시대를 꼽는다. 중국 역사에서 이 시기는 혼란스럽고, 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경쟁이 치열했고, 정치적으로도 분열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 로마 제국이 무너진 후 ‘다원화된’ 유럽과 매우 흡사했다. 유럽과 또 다른 유사점이 있다면 이 시기가 기술의 전성기였다는 점이다. 위진남북조 시대는 왕조 시대 중국 역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CDI 지수인 31.1을 기록했다. 이 시기는 중국의 ‘유럽의 순간’이며, 심지어 유럽보다 먼저 그 지점에 도달했다. 위진남북조 시대는 220년에 시작했지만, 로마 제국이 무너진 것은 476년이다. _388~384쪽, 7장. 니덤 문제의 재구성 중국 대학은 정부의 엄격한 통제와 감독을 받으며, 정부가 운영에도 아주 세밀하게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엄밀하게 말해서 모든 중국 대학은 관료제의 일부이다. 각 대학은 재정부나 외교부처럼 행정상의 위계가 있다. 예를 들어 베이징 대학교와 칭화대학교는 차관급으로, 하위 대학들 대비 여러 특권을 누린다. 중국의 대학 총장은 정부가 임명하며, 대학 내에서는 엄격한 위계질서가 시행되고 있다. 교수진은 학장이나 총장과 같은 지도자들의 행정적 부속물이다. 연구비는 정부 지원으로 충당된다. 미국에서도 정부에서 연구비를 지원받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미국의 국립과학재단이나 국립보건원과는 달리 학계보다 관료들이 연구비 지원 결정에 더 많은 재량권을 가지고 있다. _416쪽, 8장. 정부 공화국 프라사드의 글은 중국이 홍콩을 생각하는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그 사고방식은 완전히 틀렸다. 홍콩이 중국의 수많은 도시 중 하나가 되어버리는 순간, 중국의 수많은 첨단 기술 기업가들이 합법적인 차익거래 기회와 그에 따른 이점을 누릴 수 없게 된다. 시진핑 체제에서 훼손당한 것은 홍콩의 자치권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정치와 경제는 다시 중앙집권화되었고, 실용주의를 내세웠던 당의 개혁주의자들이 고안한 이단적 모델은 중국의 적대적인 외교 정책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_438쪽, 8장. 정부 공화국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남한을 지향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북한 모델을 수용하고 있다. _445쪽, 9장. 시진핑의 공산당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은 더 큰 정치적, 개인적 안전을 위한 모색이 되어갔다. 수잔 셔크는 “시진핑은 당과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불안정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고 지적한다. 무기가 되어버린 반부패 캠페인의 악영향과 남은 규범과 양심의 가책이 시진핑을 코너로 몰아넣고 있다. 시진핑은 루비콘강을 건너고 말았다. _450쪽, 9장. 시진핑의 공산당 중국은 경제 발전과 지리적 여건이라는 민주주의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동아시아는 민주주의의 활기가 넘친다. 한국과 대만은 오늘날 중국보다 훨씬 높은 소득 수준에서 체제 전환을 시작했다. 동아시아의 이런 패턴에서 눈에 띄는 예외는 중국과 북한이다. 민주화의 ‘제3의 물결’은 중국 해안에 도달하지 못했다. (…) 중국의 GDP는 한국에 근접하고 있는 반면, 정치 체제는 북한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냉정한 현실이다. _499쪽, 10장. EAST 모델을 깨고 나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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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중국사
- 저자 : 김훈종
- 출판사 : 지식의숲
책 소개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을 안팎에서 조명 세계 각국의 관계사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발전적 인식 제시 중국사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한 나라의 역사는 실은 그 나라만의 역사일 수 없다. 이 세상 모든 지역과 나라는 다른 지역과 나라와 상호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를 중국 안에서 혹은 밖에서만 본다면 그건 반쪽짜리 역사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톺아보려면 동아시아사 전체의 맥락을 읽어내야 한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급변하는 세계정세의 흐름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중국의 참모습을 살펴봐야 한다. 《문제적 중국사》는 중국사의 세계사적 지점을 조망한다. 중국과 세계 각국의 어떠한 관계를 맺고, 그 결과 중국 내부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중국이 다른 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본다. 왜 하필 지금 중국일까?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한동안 이어진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이 주변국과의 지리적·심리적 거리 및 태도에 큰 폭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를 비롯한 국제 연구진이 세계 56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반중 정서가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이 꼽혔다. 이제 ‘반중’이라기보다 ‘혐중’이라는 표현이 더 적확할 정도로 중국에 대한 정서가 악화되고 있다.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갈등, 우리 역사를 중국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는 중국 공산당의 봉쇄일변 정책, 대만을 언제든 침공하겠다는 야욕을 숨기지 않는 시진핑의 노골적 태도 등 어느 하나 함함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는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는 가깝고, 심리적으로는 멀어져 있는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주변국에 반감의 정서를 높이기만 하는 것은 양국의 정치적·문화적·경제적 교류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치 냉전시대로 회귀한 듯한 지금은 한국과 중국 그리고 중국과 세계의 관계를 이해하기에 시의적절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중국사에서 원·명·청·근현대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문제적 중국사》는 유목 민족이 세운 세계 최대 제국 ‘원’, 남쪽 바다를 누빈 한족의 통일 왕조 ‘명’, 만주족이 일으킨 마지막 통일 왕조 ‘청’, 아시아 최초의 공화제 국가와 일국양제 구도의 ‘근현대 중국’이라는 네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원에서 근현대에 이르는 시기는 중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중국은 원나라 이후에 세계와 교섭하였기 때문이다.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 안에서 중국사의 민낯을 접할 수 있는 시기인 것이다. 《문제적 중국사》는 원·명·청·근현대 중국을 통해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중국사 이면의 역사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퇴행적 한중 관계를 재전망해 보고자 한다. 작가정보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코흘리개 시절 접한 《삼국지연의》 덕택에, 중국 문화의 매력에 푹 빠져 버린 후 귀밑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전국 일주를 꿈꾸고 있지만, 매일매일 생방송을 해야 하는 라디오 PD를 업으로 삼은 탓에 아직은 그 꿈을 유예하고 있다. 〈하하의 텐텐클럽〉, 〈최화정의 파워타임〉 〈허지웅쇼〉 등 여러 프로그램을 거쳐 현재는 SBS POWER FM 〈딘딘의 뮤직하이〉를 연출하고 있다.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논어로 여는 아침》 등을 썼다. 추천사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 광활한 영토를 무대 삼아, 다양한 민족이 개성 있는 나라를 이끌어 간 중국의 ‘문제적 역사’를 쾌도난마처럼 서술한 책이다. 방송 PD라는 본캐를 넘어 중어중문학 전공 저자라는 부캐에서도 그 능력을 발휘한 저자가 이제 중국의 방대한 역사에 뛰어들었다. 어린 시절 칭기즈 칸 노래를 들으며 몽골 제국에 대해 지닌 환상에서 시작하여, 안동소주·쌍화점·화냥년 등 중국사와 한국사가 품은 미시사까지 정리한 센스가 돋보인다. 이적 (가수) 탄탄한 역사적 지식과 절묘한 입담을 겸비한 저자가 종횡무진 펼쳐내는 중국사의 파노라마. 중국과 세계, 우리의 역사를 자유로이 오가며 파란만장한 한중세계사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새로운 역사 이야기꾼의 탄생! 책 속으로 정주민과 유목민의 전투력은 격차가 큽니다. 초원은 생존에 유리한 환경이 아닙니다. 일교차가 심하고 야생 동물의 습격에 노출되어 있으며 식수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어릴 적부터 혹독한 환경에 노출되어 이곳저곳 옮겨 다니던 유목민은 강인한 전투력을 지닐 수밖에 없죠. 그래서 몽골족의 아이는 다섯 살이면 말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일종의 ‘병민일치(兵民一致)’ 사회 시스템입니다. 유목민의 삶은 전투친화적인 요건을 다수 갖추고 있습니다. 약탈이 자연스럽게 체화되고, 약탈이 악행이라기보다는 생존 방법이자 생존 수단입니다. _‘유목민 제국과 정주민 제국의 차이’ 중에서 몽골 제국은 영토의 크기와 시간이라는 변수까지 더해도 세계 최대 제국이었습니다. 로마는 400년에 걸쳐 최전성기 영토를 정복했지만, 몽골은 불과 25년 만에 인류 역사상 연속되는 가장 큰 제국을 이루어 냈기 때문입니다. 몽골 제국의 경계를 머릿속으로 그려 볼까요? 유라시아 전역을 휩쓴 방대한 제국의 영토지만 몇 안 되는 패배의 기록을 살펴보면 경계가 선명해집니다. 우선, 동으로는 일본 원정에 실패했고, 서쪽으로는 오스트리아 빈을 공격하다가 멈추고 돌아섰고, 남으로는 베트남에 패전하여 정복하지 못했으니 몽골의 지배력을 가늠할 수 있죠. 북으로는 러시아에게 계속 승전했으니 패배는 아닙니다만, 혹독한 기후 때문에 더 이상 북진하지 않았습니다. 추위에 진 셈이니 패배이긴 하네요. 이렇게 동서남북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경계를 지어 보면 몽골 제국의 영토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되죠. 몽골 제국은 연속적인 육상 제국으로는 인류 역사상 최대 영토를 확보한 겁니다 _‘세계 최대 제국의 좌표’ 중에서 알라딘만 중국인이 아닙니다. 《신밧드의 모험》의 주인공 신밧드도 중국인입니다. 심지어 신밧드의 모델이 된 중국인은 실존했는데, 그의 이름은 마삼보(馬三寶)입니다. ‘삼보’라는 중국 이름이 당대 ‘신바오(Sinbao)’로 불리다가 신바드(Sinbad)로 변형되고, 다시 신밧드(Sindbad)가 된 겁니다. 마삼보는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마삼보를 중용하여 그에게 중국에서부터 아라비아반도까지 대항해를 명한 영락제 시대의 정세에 대해 알아봐야 합니다 _‘신밧드의 본명은 마삼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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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경제사 1956~2020
- 저자 : 우징롄
- 출판사 : 글항아리
책 소개 중국 시장경제학의 대부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우징롄이 말하는 중국 경제개혁 70년사! 1980년대부터 중국 경제개혁의 중심에서 시장화 개혁을 이끌어왔으며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대표적 이론가인 ‘미스터 마켓’ 우징롄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초기 계획경제에서부터 시장화 개혁 과도기, 그리고 전면적 개혁개방 추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70여 년 경제사를 망라한다. 이론적으로는 마르크스와 엥겔스, 레닌, 스탈린 등의 경제 모델부터 현대 경제학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는 소련 및 동유럽과 동아시아의 경제개혁 사례에서부터 또 지금 2020년대 중국의 현실까지 아우르고 또 분야별로 중국의 농촌개혁, 기업개혁, 금융개혁을 각각 치밀하게 다루고 있어 중국 경제개혁의 총결산, 개혁개방의 교과서라 이를 만하다. 특히 단순한 공론가가 아니라 현대 중국 경제에 실질적인 이론적 틀을 제공했고 지금까지도 중국 지도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경제학계의 ‘살아 있는 양심’ 우징롄의 저작이기에 더욱 뜻깊다. 중국 경제의 과거와 현주소를 알고자 하는 모든 이의 필독서다. 작가정보 저자(글) 우징롄 吳敬璉 중국의 저명한 원로 경제학자이자 대표적인 개혁개방 이론가. 1930년 난징에서 태어났다. ‘중국 시장경제학의 대부’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 국무원에서 경제개혁을 이끌며 개혁의 이론적 틀을 제공했다. 중국 정부에 꾸준히 시장화 개혁을 촉구해 ‘미스터 마켓’이라는 호칭을 얻었고, 고령의 나이에도 중국 지도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 중국 경제학계의 양심으로도 불린다. 푸단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상무간사 및 경제동태조 조장, 국무원 경제체제개혁방안 판공실 부주임,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 등을 역임했으며, 예일대학, MIT, 스탠퍼드대학 등에서 방문 연구원 및 객좌교수로 재직했다. 1984~1992년 5번 연속으로 쑨예팡 경제과학상을, 2005년 제1회 중국경제학상 걸출공헌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경제개혁 문제의 탐색經濟改革問題探索』 『시장경제로 가는 길通向市場經濟之路』 『시장경제의 기본 구조 구축構築市場經濟的基礎結構』 『법치 시장주의를 촉구한다呼喚法治的市場經濟』 등이 있다. 번역 김현석 서울시립대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중국에서 민국 시기 토지제도에 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중화인민공화국 시기 자본축적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주로 중국 자본축적과 권력이 공간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있다. 번역 이홍규 한국외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대학원에서 「기업 집단화의 정치: 경제체제 개혁 중의 중국 기업 집단화」라는 논문으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 동아연구소, 아주대 세계학연구소, 성균관대 동아시아지역연구소에서 연구했고 현재는 동서대 캠퍼스아시아학과 교수 겸 중국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중국의 체제개혁과 민주화 그리고 중국식 발전 모델을 연구해왔고 최근에는 시민 중심의 동아시아 구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모델론』(공저) 『중국 경제성장에 있어서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공저) 등이 있고 「보시라이 숙청과 충칭모델의 미래」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 민영화가 대세인가: 역사적 경로의존성을 통한 전망」 「시진핑 시대의 국유기업 개혁 방향과 중국모델: 혼합소유제 개혁을 중심으로」 등의 논문을 썼다. 추천사 아오키 마사히코 (스탠퍼드대학 교수) “우징롄이 쓴 이 책의 중요성과 파급력은 신세대 경제학자는 물론 교사·학자·정부 관료·재계 인사와 중국 일반 독자들의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 책은 중국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는 외국 독자들에게 현대 중국 경제의 포괄적이고, 통찰력 있고, 학술적으로 가치 있는 그림을 제공할 수 있다. 내가 알기로는 이렇게 중요한 경제학 저작은 전례가 없다.” 류준이 (홍콩중문대학 총장) “비교 제도 분석의 이론적 방법을 사용하여 중국 개혁과 개방의 관행을 분석했으며 중국 경제 개혁에 관한 중요하고 건너뛸 수 없는 책이다.” 선롄타오(앤드류 성) (홍콩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전 주석) “이 책은 중국이 어떻게 계획경제 체제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개혁을 진행해왔고 향후의 개혁 방향은 어디여야 할지에 대해 매우 심도 있고 멋진 분석을 제공한다. 세기를 뛰어넘는 중국 역사의 대전환에 대한 가장 훌륭한 주석이라고 할 만한 이 책은 거시적으로 중국 경제개혁을 다룬 중요한 저서로 독자들에게 추천할 가치가 있다.” 후수리 (『차이징財經』 전 편집장) “이 책은 경제학 분야의 교과서다. 교과서라는 것은 그 성과가 학계에 널리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외국의 많은 경제학자가 이 고전적인 교과서를 활용하고 있다. 나름의 이론적 틀을 갖춘 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책이다.” 출판사 서평 중국 경제학도들의 필독서이자, 중국 경제를 연구하는 외국 연구자들도 반드시 참고해야 했던 이 시대의 중국경제사 고전인 우징롄의 『당대중국경제개혁교정當代中國經濟改革敎程』이 『중국현대경제사』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번역돼 나왔다. 이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오고 수많은 연구 실적을 쌓아온 김현석 서울시립대 학술연구교수와 이홍규 동서대 교수가 공역했다. 이 책은 저자가 1995년 중국사회과학원 대학원 경제학과 박사과정에 개설한 ‘중국경제’ 강의가 밑거름이 되었다. 저자는 1998년 강의안을 12개 장으로 나눠 『당대중국경제개혁: 전략과 실시』라는 제목으로 1999년 출판했고, 이후 베이징대학 경제학부 박사과정에서 이 책을 교재로 강의를 시작했다. 당시는 중국 경제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날 때인지라 이 책은 곧 영문판, 일본어판, 번체자판이 연이어 출간되었다. 저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경제상황을 반영하여 책의 수정을 거듭해왔는데 2003년에는 변화된 상황과 발전된 인식에 근거하여 원래의 장과 절의 틀 아래 책 전체를 수정한 개정판을 펴냈다. 한국어판은 이 개정판을 2021년에 또 보강하여 펴낸 개정 제3판을 저본으로 삼아 번역했다. 따라서 가장 최근의 경제 상황도 담겨 있다는 점이 한국 독자들에게는 매우 장점으로 작용하는 대목이다. 걸작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이 책은 중국 경제라는 거대한 실체를 저 높은 곳에 있는 새의 시선으로 거시적·이론적으로 조감함과 동시에, 실제 현장에서 개혁과제를 주도해온 책임자로서 개혁이라는 기계가 땅을 밟고 지나간 선명한 족적을 우리에게 입체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이중적 트랙을 통해 1956년부터 2000년대까지 개혁의 역사와 구조를 하나의 긴 두루마리 화폭처럼 제공한다. 책을 총 4부로 이뤄져 있다. 1부는 총론이고, 2부는 부문별 각론이다. 3부는 거시경제와 사회 차원의 문제를 논했고 4부는 짧은 결론으로 이뤄져 있다. 제1부는 두 개의 장으로 나뉜다. 1장에서는 질문을 던진다. 중국이 1950년대에 전통적인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체제의 개혁을 요구받은 것은 이런 경제체제에 거대한 병폐가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경제 체제는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전반의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사회 병폐를 치료할 수 있는 이상적인 제도로 제시되었다. 따라서 두 가지 문제에 대해 반드시 대답을 해야 한다. (1)사회주의는 사회적 공정과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사회적 이상으로서 어떻게 점차적으로 국가 주도의 집중 계획경제 제도로 구체화될 수 있는가? (2)이상적인 것으로 약속된 이 경제 제도가 세워진 후에는 왜 각 사회주의 국가마다 약속이나 한 듯이 그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는가? 1장은 이러한 문제에 집중했다. 2장은 중국의 50여 년 경제 개혁의 전 과정을 조감적으로 고찰했다. 1956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은 이미 반세기 이상 개혁에 대한 탐구를 진행했는데, 이 역사 과정에서는 각 단계의 다양한 개혁이 착잡하게 진행되었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이 장에서 저자는 매 시기의 주요 개혁 조치에 따라 중국의 개혁 과정을 세 단계로 나누고 있다. (1)1958~1978년: 행정적 분권 개혁, (2)1979~1993년: 증량 개혁, (3)1994년부터 현재: 전체적인 추진 이후 점차 전면적인 시장 경제 제도를 수립하였다. 2부의 6개 장에서는 부문별 개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중국의 계획경제제도의 수립은 곡물의 일괄 구매와 일괄 판매에서 출발한 것이며, 1978년 이후의 개혁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도 농촌의 집단경제를 타파하고 가정도급제를 실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농촌개혁을 우선 검토해야 할 과제로 삼았다(3장). 이어서 기업 부문의 변화, 즉 중국 국민경제가 어떻게 방대하기 이를 데 없고, 없는 것이 없는 국가 신디케이트에서 여러 가지 소유제 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유기체로 변화했는지를 고찰한다. 전환은 세 가지 경로를 따라 진행된다: 첫째는 국유 ‘단위’를 개조하여 시장경제와 상응하는 현대 기업이 되게 하는 것, 둘째는 국유자본이 점차 일반적인 경쟁 영역에서 철수하는 것, 셋째는 여러 가지 형식으로 민영경제를 발전시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중요한 부분’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 세 부분은 각각 4장과 5장에서 논의된다. 6장에서는 현대 경제의 가장 중요한 구조 중 하나인 금융기관과 금융 시장, 금융 감독기관으로 구성된 금융 시스템의 구축에 대해 고찰한다. 7장에서는 1993년을 경계로 각각 전후 두 시기의 재정 및 조세 제도 개혁을 소개하고 있다. 8장은 경제 개혁과의 상호 작용으로서의 대외 개방이다. 대외무역 확대·경제특구 설립·대외개방 도시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등 방면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둔 후, 중국은 마침내 2001년 12월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여 전면개방의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제3부는 거시경제와 사회정치적 측면의 문제를 논의하는데,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9장은 새로운 사회보장체계의 수립 문제를 고찰하고, 새로운 사회보장체계의 수립과 관련된 정치경제학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한다. 10장은 각각 단기적 시각과 장기적 시각에서 전환기의 거시경제 문제를 살펴보는데, 여기에는 항상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문제, 즉 어떻게 경제 성장 모델을 전환하고 산업 자질을 향상시킴으로써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문제가 포함된다. 11장은 전환기의 사회적 관계와 정부 기능을 고찰한다. 전환기는 사회 모순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심지어 첨예한 사회 모순이 형성되는 시기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사회구조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는데, 예를 들면 주로 전문 인력(사무직 노동자)으로 구성되어 사회 화합과 안정을 추구하는 중간계급이나 중산층이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부패가 만연하고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사회 모순도 두드러진다. 이러한 사회 모순의 영향 아래, 1970년대 말 개혁 초기의 수호명령경제와 시장 지향 개혁을 주장하는 이 두 종류의 사회세력이 이중체제 하에서 행정권력의 유지 강화와 임대 환경의 확대를 주장하는 제3의 사회세력으로 분화되었다. 이렇게 조세를 찾아 이익을 추구하는 특수 이익 집단은 시장화 개혁의 역사적 수레바퀴를 돌려 그것을 법치 시장 경제의 방향에서 벗어나 권력 자본주의 혹은 관료 자본주의의 기로에 서게 하려고 힘쓴다. 따라서 도대체 어떤 경제 체제와 정치 체제를 세우느냐가 전환기의 첨예한 사회 정치 문제가 되었다. 그것의 핵심은 대변혁 속에서도 사회를 공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정부가 경제 변혁에서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느냐가 특히 중요하다. 정부가 응분의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려면 정치 개혁을 가속화하고 정치 문명을 향상시키며 민주 정치를 수립하고 법치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 마지막 편은 12장으로 소략하게 책의 결말을 짓는다. 그중에서도 사회주의 시장경제, 즉 사회의 공정과 공동 번영을 목표로 하는 시장경제의 미완성 개혁과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각 장의 주요 내용 제1장 계획경제의 건립과 개혁 문제의 제기 1956년 중국공산당 제8차 당대회에서 ‘경제관리체제 개혁’ 추진을 결정한 것부터 계산하면 중국의 경제체제 개혁은 이미 반세기를 넘었다. 전 지구적 범위에서 보면 중국의 개혁 추진 노력은 독립적인 현상은 아니다. 같은 시기에 여타 많은 사회주의 국가 역시 많든 적든 시장의 힘을 도입하는 방법으로 개혁을 진행하여 소련식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체제(‘명령경제’체제라고도 부른다)의 효율 저하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다.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체제 개혁이 세계적 현상이었다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피할 수는 없다. 사회주의 국가가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체제를 사회주의의 표준적 경제 모델로 삼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체제 수립 이후 사회주의 국가들이 잇따라 경제체제 개혁을 제기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장은 역사적 측면에서 그리고 논리적으로 이 두 가지 문제를 토론한다. 제2장 중국 개혁 전략의 변천 중국 경제개혁은 1956년 개최된 중국공산당 제8차 전국대표대회(이하 중공8대)에서 ‘경제관리체제 개혁’을 제기하면서 시작했다. 중국은 이후 반세기 남짓한 개혁 과정에서 중앙 집중 계획경제체제를 변혁하기 위해 여러 다양한 조치를 실시했다. 이 조치들은 여러 경제이론과 개혁 사상을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종종 개혁 방향이 서로 다르거나 심지어는 모순되기도 했다. 또한 각 단계의 다양한 조치들이 서로 맞물려 앞 단계에서 실시한 개혁이 종종 다음 단계에서 시행될 주요 개혁 조치의 맹아를 품고 있거나 다음 단계에서 시행된 개혁에 앞 단계 개혁의 유산이 남아 있기도 했다. 만약 구체적 사건이 발생한 역사적 순서에 따라 이러한 개혁 조치를 하나하나 다룬다면 개혁의 단서들이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심도 깊은 분석이 어렵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이 장에서는 주요 개혁 조치를 기준으로 중국 경제개혁의 역정을 다음과 같이 세 시기로 나누고 이들 개혁 조치의 이해득실과 그 배후에 있는 개혁 사상을 분석할 것이다: (1)1958~1978년: 행정적 분권이 시행되던 시기로 개혁의 중점은 중앙정부가 하급정부에게 권력을 이양하고 이익을 양도하는 데 있었다. (2)1979~1993년: 증량개혁 시기로 주로 국유 부문 밖의 경제 영역에서 추진되었고, 민영경제의 성장을 통해 국민경제의 발전을 이끌었다. (3)1994년~현재: 시장경제체제 건립을 목표로 전면적 개혁이 실시되는 시기다. 제3장 농촌개혁 1950년대 중반부터 ‘경제관리체제 개혁’을 시작한 이래, 중국은 이러한 개혁의 초점을 도시의 국영 상공업 측면에 집중했으나 계속적인 노력에도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1980년 가을에 이르러 농촌에서 농가청부경영제農村家庭承包經營制가 대규모로 실행된 이후에야 비로소 중국 경제에는 ‘곤경 속에서 드디어 희망이 나타나는’ 새로운 국면이 출현했다. 그래서 농촌개혁은 중국 경제개혁 실천의 진정한 출발점인 것이다. 이번 장의 역할은 바로 농촌개혁의 원인, 성과 및 향후 개혁의 전망을 분석하는 것이다. 제4장 기업개혁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중요한 내용은 기업 부문corporate sector의 기초 경제주체가 국가 신디케이트the state syndicate의 비자율적 ‘단위’에서 진정한 기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기업 부문의 전환은 기본적으로 3가지 경로가 있는데 첫째 사유기업의 성장, 둘째 국유자본이 경쟁 영역에서 퇴출되는 것, 셋째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다. 이 세 측면이 잘 어우러져야만 점진적으로 다양한 소유제 경제의 공동 발전 국면을 형성하고 현대 시장경제의 미시적 기초를 구성할 수 있다. 이행 전략을 다룬 2장에서 보았듯이 위의 세 측면의 개혁 가운데 사유 부문의 성장이 가장 기초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개혁 초기 가장 먼저 제기된 것은 국유경제 위주의 분포 구도를 조정하지 않고 국유기업의 기본적인 지배구조를 건드리지 않는 전제 아래 국유기업의 내부 관리를 개혁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이루어진 뒤 국유경제 분포의 구조조정과 사유기업 발전이 의제로 올랐다. 따라서 이번 장에서는 우선 국유기업 개혁에 대해 논하고 첫 번째와 두 번째 문제는 제5장에서 다루기로 한다. 제5장 민영경제의 발전 단일한 소유자로 구성된 ‘국가 신디케이트’ 내에서 시장 교환 즉 서로 다른 소유자 간의 재산권 교환은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다. 시장제도를 수립하려면 국유제 천하의 낡은 체제를 타파하여 민영경제1를 무에서 유로, 밑에서 위로 자라나게 해야 한다. 민영경제의 성장과 강화는 또한 국유기업을 환골탈태시켜 개혁하는 경쟁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해서 중국의 시장경제에 다양한 종류의 소유제 경제가 공동 발전하는 새로운 기반이 점차 형성되었다. 국유경제가 지배적 지위를 점한 환경 속에서 중국 민영경제의 성장과 강화는 우여곡절의 많은 과정을 거쳤다. 민영경제는 우선 1978년 이후의 증량개혁 과정 중에 길이 열렸으며 1980년대 중반에 이미 중국의 국민경제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1997년 중국공산당 제15차 전국대표대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국유제에 대한 미신을 최종적으로 타파하여 민영경제가 이데올로기적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시장경제의 중요한 구성 부분’으로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에 기입되었다. 제6장 금융개혁 금융시장, 금융중개와 금융관리제도 등으로 구성되는 금융체계는 현대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 부분 가운데 하나다.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핵심은 바로 시장경제의 요구에 따라 금융체제를 새롭게 건립하는 것이다. 우리는 계획경제 금융체계와 시장경제 금융체계의 차이를 구별하면서 이 주제에 대한 토론을 전개한다. 제7장 재정세수체제 개혁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점차 소련 모델에 의거, 정부와 기업이 분리되지 않은 채 고도로 중앙집권적인 재정세수체제가 건립되었다. 이러한 체제는 1958년에 이미 행정적 분권의 방향으로 큰 걸음을 내디뎠으나 ‘대약진’ 실패 이후 행정적 중앙집권을 강화하여 혼란을 수습하고 또 상당 정도로 통일된 재정체제로 회귀했다. 개혁이 시작된 이후 1980년 행정적 분권의 ‘독립채산재정’체제를 수립하는 중대한 조치를 취했고 1988년에 또한 그것을 ‘재정책임제’로 더욱 명확히 했다. 이러한 행정적 분권의 재정체제는 막 성장하던 시장경제와 어울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재정세수체제 본래의 모순을 더욱 심화시키고 예산 내 수입 특히 중앙정부의 예산 내 수입을 점차 감소시켜 정부의 수지 불균형 상황이 날로 심각해졌다. 1993년 중국공산당 제14기 3중전회는 재정세수체제의 전면적 개혁을 결정했고 아울러 새로운 재정세수체제의 궤도로 순조롭게 진입하여 시장경제 제도와 서로 연계된 재정세수체제 구조를 수립했다. 2003년 이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개선 요구에 의거하여 재정세수체제는 중요한 영역에서 새로운 개혁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제8장 대외개방 중국은 1970년대 후반 국내 경제체제 개혁에 착수하면서 동시에 내향경제에서 외향경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30여 년의 개혁개방을 거치면서 중국은 이미 지난 몇 년간 외국인직접투자 규모가 가장 큰 개도국이자 세계 제2의 무역 대국이 되었다. 대내개혁과 대외개방이 상호 촉진하며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고, 2001년 11월 중국이 정식으로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이후 중국은 전면적인 개방경제 건설이라는 새로운 경계에 들어섰다. 제9장 새로운 사회보장체계 건립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전 도시를 포괄하는 국유 부문의 사회보장체계가 수립되었다. 이러한 복지 체계가 포괄하는 범위 내의 국유기업 노동자와 정부 업무 인원은 규정된 수익 기준에 따라 국가로부터 의료, 양로, 산재 등의 보장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보장체계의 포괄 범위는 제한적이었고 제도 배치 과정에서도 중대한 결함이 존재하여 실시 과정에서 매우 많은 문제에 봉착했다. 1970년대 말 시장화 개혁이 시작된 이후 사회구조가 크게 개조되어 전 사회를 포괄하는 사회보장제도의 신속한 수립을 통한 사회 안전망 제공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었다. 제10장 이행기 거시경제 정책 중앙집중적 계획경제의 특징은 전체 사회를 정부가 총감독하는 ‘국가 신디케이트’로 만든 것이다. 정부는 이 국가라는 대기업을 거시경제에서 미시경제까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관리한다. 정부는 직접 국가 생산단위(‘기업’) 간에 자원을 배분하고, 이들이 무엇을, 얼마나, 누구를 위해 생산할지 결정한다. 그래서 모든 경제문제는 ‘거시경제 문제’가 되고 미시경제와 거시경제의 구별이 없어진다.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하면서 정도는 다르지만 각 기업이 자주적으로 미시경제 문제를 결정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거시경제와 미시경제의 구별이 나타났다. 따라서 우리는 이행기 거시경제를 특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11장 체제전환기의 사회관계와 정치개혁 중국의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전환은 혁명의 방식이 아닌 개혁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곧 이러한 전환이 정권의 변화가 발생한 조건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본래의 집권당과 정부의 지도하에 점차 실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방식은 경제개혁이 안정적인 사회정치적 환경에서 시작되도록 하기 때문에 커다란 사회적 격동을 피할 수 있는 뚜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체제의 변동은 필연적으로 사회구조의 변화를 야기하여 필연적으로 사회의 정치, 문화 등 상부구조에 조응하는 변화가 발생하도록 한다. 만약 경제적 토대에 조응하지 않고 상부구조에서 개혁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양자 사이에는 여러 마찰과 충돌이 야기될 것이며 결국 경제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다. 따라서 경제개혁 과정에서 수반되어야 하는 정부 자체의 개혁을 포함한 정치개혁 문제가 점점 더 주목받는 이슈가 되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정치개혁은 본래 매우 거대하고 복잡한 과제로서 그 문제에 대한 연구는 이 책의 논술 범위에서 크게 벗어난다. 여기서는 단지 경제개혁과 직접 상관있는 사회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만 간단히 핵심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제12장 결론 30년의 시장화 개혁을 거쳐 중국은 이미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기본 틀을 건립했다. 앞의 11개 장 가운데 제1장은 이 이행의 시발점 즉 집중계획경제에 대해 고찰했고, 나머지 10개 장은 각 부문의 이행 과정을 분석했다. 여기서는 앞선 토론을 간략히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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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중국! 차이나 키워드
- 저자 : 최헌규
- 출판사 : 뉴스핌
책 소개 최헌규 기자가 코로나로 중국 내에서도 이동이 쉽지 않았던 시기 발품 팔아 얻어 낸 값진 중국 견문록이다. 30년 동안 열정으로 중국을 관찰해 온 저자는 호불호의 주관을 배제하고 냉철한 기자의 시선으로 ‘중국 현상’을 짚어 내고 있다. 현장 상황을 구술하듯 중국의 내면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어 잠시도 책장에서 눈길을 떼기가 힘들다. 저자는 “미국과 친하다고 중국을 배척할 이유가 없고, 중국과 교류한다고 해서 미국과 소원해질 이유도 없다”라고 말한다. 실리 외교에 주력해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게 최선이라는 주장이다. 미중 패권 경쟁으로 살벌한 시대지만 잘만 대응하면 이는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는 한편으로 중국 관계도 굳이 멀어지지 않도록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최헌규 기자/PD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에서 태어났다. 간성초등학교와 고성중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서강대 중국학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베이징대학에서 진수생 과정으로 경제와 어학을 연수했다. 2019년 말 뉴스핌 통신사 베이징 특파원으로 파견돼 근 4년 동안 중국 신기술 신경제 현장과 공산당 홍색 루트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중국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우한 코로나19 발생지(2020년),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2021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2022년), 시진핑 주석 집권 3기를 연 공산당 20차 당대회(2022년), 코로나 후 정상화된 2023년 양회(정기 국회)를 모두 행사 현장에서 지켜보았다. 뉴스핌통신사 특파원 이전인 2005~2009년 헤럴드경제 특파원으로 5년여간 베이징에 체류하면서 격동하는 현대 중국을 탐사 보도한 바 있다. 현재 뉴스핌 통신사 중국본부 본부장 겸 중국 전문기자로 재직 중이다. 출판사 서평 미중 패권 경쟁으로 살벌한 시대지만 잘만 대응하면 이는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굳히면서도 중국과 멀어지지 않는 실리 외교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국과 친하다고 중국을 배척할 이유가 없고, 중국과 교류한다고 해서 미국과 소원해질 이유도 없다.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라는 점을 명심하고 주변국과의 관계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 근린 국가로서 우리는 중국과 수천 년 동안 문화 인문적 가치를 공유해 왔다. 한중 관계가 차갑게 식었지만 서울에선 중국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마라탕과 탕후루 가게가 인기다. 관광을 비롯한 인적 왕래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문화, 예술, 관광, 학술 등 인문 분야 교류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반증이다. 한중 관계가 더 이상 멀어지지 않게 잘 관리를 하고 상생의 접점을 찾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대륙의 주인 공산당의 중국은 미국의 견제를 뚫고 팍스시니카를 향해 여전히 무서운 기세로 돌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행보는 한반도의 운명을 향해 점점 더 거친 풍랑으로 다가오고 있다. 격변의 시대, 우리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독자들과 그 방법론을 놓고 함께 고민하고 모색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감히 고대한다. ‘10년 후 중국! 차이나 키워드’는 최헌규 기자가 코로나로 중국 내에서도 이동이 쉽지 않았던 시기 발품 팔아 얻어 낸 값진 중국 견문록이다. 30년 동안 열정으로 중국을 관찰해 온 저자는 호불호의 주관을 배제하고 냉철한 기자의 시선으로 ‘중국 현상’을 짚어 내고 있다. 현장 상황을 구술하듯 중국의 내면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어 잠시도 책장에서 눈길을 떼기가 힘들다. 저자는 “미국과 친하다고 중국을 배척할 이유가 없고, 중국과 교류한다고 해서 미국과 소원해질 이유도 없다”라고 말한다. 실리 외교에 주력해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게 최선이라는 주장이다. 미중 패권 경쟁으로 살벌한 시대지만 잘만 대응하면 이는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는 한편으로 중국 관계도 굳이 멀어지지 않도록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많은 독자들에게 있어 이 책이 중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중국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얽히고설킨 수많은 곁가지 속에서도 중국의 큰 줄기와 흐름을 놓치지 않은 ‘10년 후 중국! 차이나 키워드’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아울러 비즈니스와 여행, 학업, 연구 등 다양한 이유로 중국에 관심을 가진 분들께 이 책이 중국 이해의 충실한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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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수첩
- 저자 : 차이팡 , Peter Nolan , 왕링구이 , 자오지앙린
- 출판사 : 역락
책 소개 세계 각국은 서로 상이한 발전단계에 처해있고 각자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전 세계인들은 평화와 발전이라는 공동된 염원을 가지고 있다. 빈곤 퇴치와 생활의 질 향상을 기본 방향으로 삼고 국가의 경제사회 발전 수준을 제고하는 것은 각 나라 지도자들이 제정한 목표이자 자국 인민들에게 해왔던 약속이기도 하다. 또한 인민들 역시 자국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타국도 함께 배려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더 나아가 모든 국가가 공동으로 발전해야만 특정 국가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보편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는 2013년 중국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이후 꾸준히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이념을 전파하고 제창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국제사회로부터 광범위한 인정을 받았으며 해당 이념 역시 일련의 유엔 결의안에 채택되었다. 공동의 발전 염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오로지 하나의 길만 걷거나 하나의 모델만 따르는 게 아니라 발전 루트의 다양화, 현지화를 인정하면서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발전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자본 누적의 한계, 국제무역관계 중의 불평등, 인프라 부족, 인력자원 육성난, 인력자원 유동성 부족 및 저효율적인 자원 분배 등 일련의 걸림돌에 맞닥뜨리고 있다. 따라서 발전 모델의 다양성을 인정 및 독려해야 한다. 또한 세계 각국 특히 개도국은 발전에 필요한 조건을 창조할 수 있고 핵심분야의 한계와 제약을 타파할 수 있으며 서로의 성공 경험과 실패 사례를 공유하면서 모든 국가에 충분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전략적 발전 프레임을 조속히 구축해야 하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제기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가 바로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개방형 프레임이다. 우선,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기본이념과 주요 사고방식은 이미 중국 개혁개방 시기를 통해 충분한 검증을 받았다. 중국의 지난 40년은 세계 경제사에서 협력의 파이를 크게 키우고 합리적으로 분배한 성공사례로 남아있다. 1978~2015년 기간 중국의 실제 GPD규모와 1인당 GDP는 각각 29배와 20배 증가했고 경제 성장과 취업 활성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도농 주민의 수입이 대폭 개선됨에 따라, 실제 소비수준이 16배 증가했으며 노동생산률 (노동인구 평균GPD기준 16.7배 증가)도 거의 같은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중국은 21세기 들어 서부 개발, 중부 굴기 등 지역발전 전략을 실행하면서 중서부 지역의 교통상황, 인프라 조건, 기초공공서비스 보장능력과 인력 및 자본 수준을 개선해왔다. 투자와 발전환경의 현저한 개선에 힘입어 중서부 지역의 제조업 이전 능력도 따라서 향상되었다. 다음으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공동상의·공동건설·상호공유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해당 이니셔티브는 단순하게 고대 대륙 및 해상 실크로드라는 부호만 따온게 아니라 더욱 심층적인 의미와 현실적인 계시를 담고 있다. 더 심층적인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이 부호는 전통적인 서방중심론에 대한 부정을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으며 동서방 문명 간 상호 교류 및 상호 학습이 인류 발전사에서 더 큰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더욱 거시적인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해당 부호는 패권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글로벌 공공재 공급체계에 대한 고도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모든 국가가 전 세계 빈곤 퇴치에 동참해야 한다는 새로운 이념을 전달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인프라 건설이라는 대부분 국가가 보편적으로 직면한 문제점을 포착했다. 거의 모든 “일대일로” 주변국과 관련국들은 모두 교통, 에너지 등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제약을 받고 있는데 이는 오랜 시간 동안 투자 효율과 산업 발전을 저애하였고 많은 국가들이 경제 글로벌화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없게 만들었다. 이에 중국은 앞장서 투자를 진행했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브릭스 신개발은행(NDB), 실크로드기금(Silk Road Fund) 등 융자기관을 통해 관련 국가 및 지역들과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했다. 중국의 서부개발전략이 큰 성공을 이뤄낸 것처럼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역시 개도국들의 인프라 조건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각 나라가 자국 국정에 부합되는 발전모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한 국가가 빈곤을 퇴치하고 현대화를 향해 나아가려면 결국에는 자국 국정에 입각하여 강한 의지와 꾸준한 노력을 통해 발전동력과 제도환경 등 방면의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인이 할 수 있는 유의미한 일이 (글로벌 공공재로 정의 여부와는 별개로) 있다면 그건 바로 유익한 지식을 제공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과거 기타 환경에서 거둔 성공의 경험, 실패의 교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필요한 도움, 접근성과 효과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시장 투자기회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서로 상이한 수요와 노력을 융합 및 병행시킬 수 있는 이니셔티브가 바로 “일대일로”이다.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처음으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제기한 이후 일련의 국제협력체계가 구축되었고 합작프로젝트가 실행되었으며 일부 초기 프로젝트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등 해당 이니셔티브의 실행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물론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대해 다르게 이해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해당 이니셔티브를 의심하고 오해하며 심지어 고의적으로 왜곡하는 사람들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인류사회의 모든 활동이 필연적으로 끊임없이 탐색하고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듯이 모든 합작 프로젝트 역시 관계자들 간 호흡을 맞추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한 법이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개방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 만큼, 실천 과정에서 경험을 축적하고 이념을 발전시키면서 공감대를 형성해가야 한다. 따라서 실천 단계별로 이미 획득한 진전을 되짚어보고 이미 축적한 경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며 이미 형성된 공감대를 재차 확인해야 한다. 본 수첩은 지금까지의 “일대일로” 이론 및 초기 실천 과정에서 얻은 단계적 성과를 되돌아보는 문헌이며 “일대일로” 이념과 실무 관련 초심, 원칙, 역사와 현황, 기본지식 및 최신 연구결과를 녹여내기 위해 다양한 관련 분야 연구진들이 공동 집필했다. 본 수첩의 작가들은 해당 수첩이 이론과 실천 분야의 지도적 문헌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대일로” 건설에 참여한 연구자, 실무자, 관찰자 및 “일대일로”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에게 나침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차이팡(蔡昉) 사회학자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 농업 및 농촌위원회 부주임 위원 중국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중국사회과학원 국가고위싱크탱크 이사회 부이사장 겸 수석전문가 중국사회과학원 학부 위원 저자(글) Peter Nolan 경제학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예수학원 중국센터 주임 저자(글) 왕링구이(王灵桂)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 겸 연구원 저자(글) 자오지앙린(赵江林) 중국사회과학원 국가고위싱크탱크 연구원 번역 김극(金克) 중앙대학교 전문통번역학과 석사학위 취득(2016년)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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