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쟁의 범위와 성격
- 등록일
2026-10-29
“미중 경쟁의 범위와 성격”
“The Scope and Nature of the U.S.-China Compet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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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Michael J. Mazarr 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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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기관 |
랜드연구소(Ra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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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6년 9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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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재의 미중 경쟁은 냉전기 미소 경쟁과 같은 단순한 패권경쟁이나 고전적인 세력전이로 설명하기 어렵다.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는 단일 패권국으로 부상하기보다 미국과 함께 국제 권력구조의 최상위에 자리하고 유럽연합과 인도 등 다른 주요 행위자의 영향력도 확대되는 방향으로 국제질서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경쟁은 양국의 상대적 우위를 둘러싼 경쟁인 동시에 다극화되는 국제질서에서 영향력과 규칙, 네트워크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장기적 경쟁이다.
미중 경쟁은 국내경제, 과학기술 혁신역량, 자원・소재, 정보・이념・문화, 외교, 국제경제, 군사 등 7개 영역에서 진행된다. 이 가운데 국내경제와 과학기술은 다른 영역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근본적인 기반이다. 경제적 성과는 국가역량과 체제 정당성, 대외 영향력의 토대이며 과학기술은 경제와 군사, 정보역량을 동시에 변화시킨다. 특히 인공지능의 개발과 활용에서 확보하는 우위는 향후 경쟁 전반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사회・거버넌스 역량과 국제적 시스템・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능력 역시 모든 경쟁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핵심 경쟁력은 제조업과 기술 생태계에 있다. 세계 제조업 생산의 약 30%를 차지하고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조선 등에서 막대한 생산능력을 구축했으며 세계 다수 국가의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했다. 과학기술에서도 원자력, 배터리와 에너지저장, 태양광, 전기차에서 강점을 확보했고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양자, 로봇 등에서도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제조업 기반과 기술혁신을 결합하는 능력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장기적 경쟁우위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중국의 부상이 미국을 일방적으로 추월하는 과정은 아니다. 경제성장 둔화와 부동산 침체, 생산성 저하,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지방정부를 포함한 높은 부채, 국가주도 경제의 비효율 등이 장기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미국 역시 국가부채 증가와 정치적 양극화, 거버넌스의 비효율, 제조업 기반 약화, 사회적 불신과 소외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장기 경쟁의 향방은 양국 가운데 어느 쪽이 기존 성장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결속, 제도적 대응능력을 확보하는가에 크게 좌우된다.
중국의 대외전략은 세계를 직접 지배하거나 다른 국가를 중국식 체제로 전환하려는 소련식 팽창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 안정과 공산당 지배를 유지하면서 국가발전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달성하고, 국제적으로는 경제・제조업・과학기술과 국제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아시아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제기구와 기술표준, 경제규범, 글로벌 네트워크를 중국의 이해관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핵심 현안에서 다른 국가들이 중국의 요구를 고려하도록 만드는 영향력과 지렛대 확보를 중시한다.
따라서 미중 경쟁의 향방은 양국의 직접적인 국력 비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제3국과 중견국이 무역과 기술정책, 외교관계, 군사협력, 국제기구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도 중요하다. 동맹과 파트너십, 공급망, 기술표준과 국제제도를 둘러싼 네트워크 경쟁이 국가 간 물리적 역량 경쟁과 결합한다. 동시에 국내 사회의 결속과 제도에 대한 신뢰, 경제적 역동성, 효과적인 거버넌스가 대외적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미국의 대응 역시 중국을 전면 봉쇄하거나 과거의 단극적 우위를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자국의 경쟁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경제와 사회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과학기술과 첨단제조업, 디지털・AI 네트워크, 공급망과 핵심자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동맹・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미중 경쟁은 상대를 제거하는 경쟁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공존과 경쟁 속에서 핵심 영역의 일방적 우위를 방지하고 유리한 국제적 균형을 형성하는 문제로 전개되고 있다.

